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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혜경 Mar 02. 2021

서울에 잘 있습니다

밥 잘 먹고 있나요



어디 가든 밥 잘 먹기 ⓒ마혜경




서울에 잘 있습니다




버스가 톨게이트를 지날 때마다

철렁, 심장 깨지는 소리가 났다

옷장 속에서 엄니 돈을 훔친 그는

이번에도 안 되면 용산에서 죽을 것이다


서울은 반듯해서 한눈팔면 부러진다는데

조금 부러진 사람들을 따라간다

서울 가면 코 베어 간다는 말,

몰라서 하는 소리

그곳에선 주문도 받지 않고 밥을 내온다

가정식 백반집이라고 한다


그는 십삼 년째 밥을 배달하고 있다

공짜 밥 한 그릇에 제육볶음, 국수 값이 올라도

몇 년째 월급을 올리지 않았다

그는 부러지지 않고 밥을 잘 먹고 있다

그러니까 용산에서 잘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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