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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지기 마야 Nov 24. 2020

창조

색연필을 잡고 어설픈 선을 긋는다.


손이 가는 데로

느낌이 가는 데로 

무심하게 선을 그어본다.


어깨에 들어간 힘을 빼고 

더욱더 마음대로 그어본다.


잠시 멈추고 이리저리 무질서하게 그어놓은 선을 바라본다.


나쁘지 않다.


점점 마음이 열리고 내 멋대로 이리저리 손을 움직여본다.


열린 마음을 비집고 

창조의 선율이 흘러나온다.


마음이 열릴수록 더 많은 창조의 영감이 내 손을 타고 흐른다.


애쓰지 않는다.

그저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둔다.


나는 지금까지 나를 그림을 못 그리는 사람이라 믿었다.

그래서 내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일이라 여겼다.


하지만 어느 날 내 안에 있는 자그마한 용기를 끄집어내어

하얀 도화지에 색색깔 색연필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마음이 가는 대로 그려 본 나의 첫 번째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그제서야 알았다.


창조란

닫힌 마음을 여는 것부터가 시작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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