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은 찬송가

난임시대 육아일기3

by 은영

엄마는 여전히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오늘도 참 예뻐."

그 말은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들어 온 엄마의 노래였다. 엄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정말 예쁘다' 하거나 '목소리도 어쩜 그렇게 예뻐?'하고는 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주저하거나 민망해하는 기색 없이 엄마는 내게 찬사를 보냈다. 내 애칭은 '공주'였고, 엄마는 지금도 아줌마가 된 나를 '공주야'라고 부른다.

어린 시절 나는 정말 커서 공주가 될 거라 믿었다. 세상은 곧 내가 특별한 미모도, 탁월한 목소리도 가진 이가 아님을 일깨워주었다. 그런데도 엄마의 마음은 변치 않고, 내가 아직도 '공주'라고 믿는 듯하다. 젖병을 닦고 이유식을 만드느라 거칠어진 내 손은, 아직 엄마에게는 "예쁜 고사리손"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웃으며 말했다.

"엄마. 고사리가 뭔지 모르는 건 아니지? 정말 유별난 엄마야."

그런데 아이를 낳고서야 알았다. 내가 바로 그 유별난 엄마가 되어 있다는 것을.

"우리 애기 정말 예뻐. 눈도 반짝, 코도 반짝, 입도 반짝반짝."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같은 말을 반복한다.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 하품하는 모습, 밥을 먹느라 오물오물하는 모습.... 그 모든 장면이 예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사랑은 물이라 어디에든 담기다가도, 어떤 마음은 담을 방법이 없어 흘러넘칠 수밖에 없다. 당신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예쁘다는 말이 끝없이 흘러나오는데도, 늘 모자란 듯한 그 마음을.

한 번은 시부모님께 여쭤본 적이 있다.

"이제 아들이 마흔이 되었는데, 혹시 아직도 예쁘세요?"

시부모님은 환히 웃으며 대답하셨다.

"그럼, 아직도 예쁘지. 나이 들어 할아버지가 되어도 예쁠 거야. 너도 금방 알게 될 거다."

그제야 알았다. 우리 엄마만 유별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머리카락 한 올, 흘러내리는 침마저 귀하게 보이는 그 시선. 사소한 결점조차 빛나는 보석처럼 바라보게 되는 그 눈길. 아이를 품에 안는 순간, 부모는 모두 유별나 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엄마는 유별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침묵과 절제의 대가인 셈이다. 그 많은 마음을 꾹 참고, 그저 "참 예쁘다." 한 마디로 끝낼 수 있다니.

나는 오래 살아야겠다는 다짐한다.

우리 아이가 언제까지 예쁜지 지켜보기 위해서.

그 예쁠 아이랑 오래오래 함께하기 위해서.

오늘도 여전히 노래한다.

노래하는 법을 몰라도, 그저 외치듯.

"너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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