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20. 엑상 프로방스
아비뇽을 떠나 1시간 20분가량.
액상 프로방스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젊음과 활기'.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정치, 예술, 교육의 중심지답게 거리 여기저기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아비뇽이 고전적인 느낌이라면 이곳은 세련된 느낌.(사실 알고 보니 방학이면 학생들은 모두 집에 돌아가고 노인들만 남는다고 한다.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때문인지 노년을 보내고 싶은 곳으로 꼽히고, 그 덕에 고가 브랜드 샵들이 많이 입점해 있다고)
도착하자마자 세잔의 아틀리에를 찾았다. 마을 자체만으로도 너무 예쁜 거리를 지나 도착한 그곳은 굳게 문이 닫혀 있다. 겨울에는 운영을 안 한단다. 1월의 여행이 사람이 적어 분주함이 덜한 이점이 있지만 임시휴업을 하는 곳이 종종 있어 아쉬움이 많다.
엑스의 여기저기는 모두 세잔이다. 주유소에도 주차장에도 온통 세잔의 그림들. 그래서 이곳의 시간이 더 기대된다.
액상 프로방스에서 공부를 마치고 영국에 가있는 제자 녀석과 지금 엑스에서 공부하고 있는 녀석에게 연락을 했다. 혼자 타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데 중학교 때 담임이 방문을 해 만나는 기분은 어떨까? 집에서 싸가지고 온 한국 음식들(컵라면, 김, 블록국, 캔김치 등)을 담아 팩을 만들어 녀석에게 선물했다. 가장 마음에 들어 한 것은
'짜파게티 짜장 범벅'. 이곳에도 한인 마트가 있긴 하지만 이건 못 구한단다. 신라면이 아니라 우리 반 여학생들이 좋아하던 짜장범벅을 선택한 나를 기특히 여기며 중학교 때 이야기, 남친 이야기,
요즘 작업하는 이야기 등을 나누었다.
졸업생을 만나는 것은 내 삶의 열매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먼 타국에서 만난 소녀 시절의 추억과
먼 타국에서 만난 삶 속 열매의 조각이라니.
그것도 액상 프로방스라는 낭만적 이름을 지닌
프랑스의 소도시에서 말이다.
두고두고 기억하고픈 추억이 또 하나 생긴 기분이다.
시내 구석구식을 안내해 주고 헤어지고 난 후에도 내일의 관광을 위해 톡으로 추천을 해주는 아이의 마음이 참 고맙고, 한 명의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멋지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