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티브-피카소 미술관

by 어제그녀

2026. 1. 23.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1948년에 피카소가 6개 월간 머물며 작품활동을 했던 곳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간혹 비도 흩뿌리는 흐린 날이어서 춥고 스산하지만 뭔가 기대하는 마음이었다.
미술관 근처 항구에 차를 대고 걸어가며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조형물을 볼 수 있어서 미술관에 대한 기대가 더 올라갔다. 벤치에 않아 스마트폰을 보는 깡통인간 옆에서 함께 스마트폰을 해보기도 하고 난간 끝에서 바다를 향해 발끝을 뻗고 있는 조형물처럼 발을 뻗어보기도 하며 미술관 앞에 다다랐다.

1층의 현대 작가전을 지나, 2층 입구에는 도자기로 만든 피카소의 물주전자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미술관에는 이뿐만 아니라 황소, 올빼미, 사람, 콘도르 등의 도자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피카소 특유의 단순화가 돋보인다.

2층 입구의 피카소 작업 사진을 지나 제일 먼저 만나게 된 작품들은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린 신화 속 인물들이다. 재치 있는 켄타우로스와 님프 등의 모습과 표정이 웃음을 자아내고 '어떻게 다 큰 어른이, 그것도 화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자가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는 듯하다. 권위나 정해진 무엇이 아니라 자유롭게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것.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것.

50대가 되고 보니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어느 날 문득 돌아봤을 때, 내가 '나'이지 않은 기분. 그 현실을 맞닥 뜨리는 것이 쉽지 않았고, 그래서 더 나를 찾아가려 애썼던 요 몇 년이었다. 그래서 예쁜 것을 보면 예쁘다고 흥분하고, 좋은 것을 보면 좋아하려, 그것이 자연스러워지고자 했던 것 같다. 남편도 아이들도 피카소의 그림에 대한 흥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것도 내가 좋은 것을 추구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