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마세나 광장

by 어제그녀

2026. 1. 22.

마세나 광장

2026. 1. 2. 니스.

오전에 엑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니스로 넘어오고

나니 금방 저녁이 되었다. 이제 여행이 절반쯤에

이르니 체력이 떨어지는지 , 엑스에서 너무 다렸는지 심적. 육적으로 지치는 것이 느껴진다.

니스의 숙소에 도착하며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오던 숙소 같다"라고 남편과 대화를 했다.

항구도시 특유의 산등성이 가득 메운 집들과

정박되어 있는 배들, 청록빛의 진한 지중해를

발아래 둔 언덕 높은 곳의 오래된 숙소였다.

자유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 이번 숙소는 복일까

불복일까? ' 아직 안 깐 복권을 긁는 쪼이는 맛이랄까^^

그 기준으로 말하자면 이번 숙소는 '불복'이다.

저녁 해가 지고 아름다운 니스의 야경을 보며

광장으로 향했다. ('마세나 광장'은 어떤 행사가 있었는지, 늘 그런 건지 정체가 심했고 주차도 쉽지 않았다) 날 흐린 밤임에도 지중해의 물결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진하게 파도쳤다.

돌아오는 길에 우린 또 하나의 추억을 제조했다. 남편이 세 장의 신용카드를 모두 분실한 것. 부랴부랴 차 내부와 짐들, 가방, 주머니를 뒤졌지만

그 밤에 결국 카드를 분실신고 했다. 남편은 자책을 하고 나는 이제 아무일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잊으라 위로했다...

남편은 다음날 아침에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보고 프런트를 다시 찾아가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그런데 이런 일은 대부분 해프닝으로 끝나기 마련.

출발 직전 아들의 캐리어 신발 밑에서 발견됐다.

"이게 왜 거기 들어가 있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정말 왜 그곳에 가지런히 들어가게 되었는지, 남편이 점퍼를 벗으며 주머니에서 카드 세 장이 떨어졌고, 밑에 펼쳐져 있던 아들의 캐리어 끝쪽으로 떨어졌고, 미끄러져 신발 밑으로 고스란히 들어가야만 가능한 그림이다.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우린 그 숙소를 '니스의 귀곡 신장'이라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