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재즈 피아니스트이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더 이상 재즈를 즐겨 듣지 않는다. 다른 어떤 장르의 음악보다도 열정적이고 치열한 매력을 가진 재즈가 인기를 잃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세바스찬은 직접 재즈 클럽을 열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재즈를 들려주는 것이 꿈이다.
'미아'(엠마 스톤)는 영화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L.A에서 알바를 하며 틈이 나는 대로 오디션을 보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매번 낙방이다. 때는 크리스마스, 화려하기만 하고 실속은 없었던 파티에서 빠져나와 집으로 털레털레 돌아가던 길에 미아는 한 라이브 카페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피아노 연주를 듣는다. 연주의 주인공은 세바스찬이었다.
세바스찬은 그날, 원래 정해진 캐롤만 연주하기로 사장과 약속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연주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연주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마저 웃기게 느껴졌다. 일종의 반항심이었을까, 세바스찬은 그 자리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의 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곧바로 해고당하고 만다. 뒤늦게 사장에게 용서를 구해보았지만 그는 너무나 단호했다. (위플래쉬의 플레쳐 교수, J.K 시몬스가 사장 역할을 맡았다!)
미아는 세바스찬의 열정적인 연주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기분이 상한 세바스찬은 연주가 정말 멋졌다고 말하려는 미아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버렸다.
둘은 몇 달 뒤에 다른 파티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미아는 참석자로, 세바스찬은 음악을 깔아주는 커버밴드의 키보드 연주자로. 미아가 그를 알아보고 먼저 말을 걸었다. 세바스찬은 자신이 미아를 무시했던 걸 기억했다. 하지먼 그는 '이런 커버밴드 따위'에서 연주하는 것이 내심 창피해서 이번에도 미아에게 쌀쌀맞게 대한다.
둘은 파티가 끝나고 차까지만 같이 가려고 차들이 줄줄이 주차되어있는 언덕을 올라간다. 마침 해가 너무나 아름답게 지고 있던 시각.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을 남기며 둘은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을 눈치챈다.
너무나 유명한 이 장면!
미아와 세바스찬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둘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꿈을 응원해준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쉽지 않았다. 미아는 모든 정성을 쏟아부어 단독 공연을 열었지만 성적은 초라했다. 재즈만으로는 돈을 벌지 못했던 세바스찬은 잠시 자신의 고집을 접고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퓨전 팝재즈 밴드에서 연주를 한다. 그러나 미아는 세바스찬이 현실에 무릎을 꿇어버린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고, 세바스찬은 이것이 단지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임을 미아가 몰라줘서 서운했다.
세바스찬은 밴드 활동으로 성공을 거두어서 돈을 많이 벌게 되고, 미아는 스케일이 큰 영화의 오디션에 붙어서 배우의 꿈을 이루었다. 그러나 둘은 함께가 아니었다. 꿈에 가까워지려고 하다 보니 자연히 서로와는 멀어지게 된 것.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감상 포인트 #1: 환상적인 음악
[라라랜드]는 뮤지컬 영화이다. 뮤지컬 영화의 생명은 당연히 훌륭한 음악이다. 영화에 사용된 곡들은 모두 스토리의 전달력과 감동을 더해주며, 뮤지컬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Audition (Fools Who Dream) 신은 정말 최고다
음악성을 인정받아서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라라랜드]는 주제가상을, 작곡가 '저스틴 허위츠'는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감상 포인트 #2: 알수록 재미있는 오마주들
[라라랜드]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에 대한 찬사이다. 영화의 제목인 [LA LA LAND]는 할리우드가 위치한 로스 엔젤레스, L.A를 의미함과 동시에 단어 그대로는 환상의 나라, 꿈의 나라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형식적 측면에선 과거의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들을 존경하는 의미를 담으면서, 줄거리 속에선 환상의 나라에서 꿈을 이루고자 하는 두 주인공의 삶을 이야기한다.
영화의 많은 장면들은 과거의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를 참조하여 만들어졌다. 여기에 나열하기엔 너무 많아서 비교가 잘 되어있는 동영상 링크를 첨부한다.
[위플래쉬]에서 숨이 넘어가도록 드럼을 치는 앤드류가 조금이라도 멋지다고 느꼈다면 당신은 꿈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 아름답다는 걸 아는 사람이다. 현실 속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부딪히고, 싸우고, 때론 타협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라라랜드] 속 미아와 세바스찬의 모습은 비록 화려하진 않더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경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감상 포인트 #4: 여운을 남기는 엔딩
[라라랜드]의 감독 데미안 샤젤은 [위플래쉬]의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성장 드라마가 주는 감동과 카타르시스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의 영화엔 독특한 점이 있다. 마냥 해피엔딩으로 끝내지 않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위플래쉬]의 경우, 영화는 앤드류가 플레쳐가 파놓은 함정을 극복해내며 멋지게 끝이 난다. 하지만 그 후로 최고의 드러머가 되어 잘 살았다는 언급은 없다. 영화를 보고 난 관객은 어쩐지 앤드류가 걱정된다. '앞으로도 극한의 노력을 계속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걸까?' '또다시 실패가 찾아오면 이겨낼 수 있을까?' '마약에 빠지거나 요절하는 건 아닐까?'.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라라랜드]도 마찬가지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라라랜드]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에 대한 찬사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하하호호 해피엔딩으로 끝나던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이야기의 구조를 조금 비틀었다. 데미안 샤젤은 또다시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었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의 생각은 [라라랜드]가 해피엔딩이다, 아니다로 엇갈린다. 직접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기 바란다. 당신의 의견은 어느 쪽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