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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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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휘 Jul 13. 2019

하루의 의미

#1

나는 지금 군대에 있다.

군대에서의 시간은 원래의 삶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어제도 내일도 오늘과 같은 날들의 단조로운 연속은

더 나아질 무언가를 포함하지 않기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게 만든다.


남은 군생활이 며칠인지 숫자로 셀 수는 있어도

그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갈지, 또는 얼마나 지루할지는 알 수가 없다.

시간을 생각만으로 실감하긴 힘들다.

결국은 매일 뜨고 지는 해를 보며 직접 살아내야하니까.

지나온 날과 다가올 날의 무게는 절대로 같지 않으니까.


여행을 가고 싶다.

멀리 잡아당긴 새총을 놓듯이, 바로 튕겨 날아가고싶다.

바람이 들어오지 않던 좁은 마음에

낯설고 기분 좋은 타국의 날들을 통하게 하고 싶다.

매일 아침 눈썹이 휘날리게 자리를 박차고 나와

달달한 감칠맛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달력을 앞뒤로 넘기며 닿지 않은 것을 염원하지 않고

달이 된 오늘을 축하하며 내일 다시 스며올 오늘을

기다리리.

뒤로 흘러간 날들을 아쉬워하지 않고

남아있는 그 곳의 삶, 그리고 나의 삶을 사랑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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