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Y 저장소 Feb 26. 2019

유라인의 탄생 6

캐릭터 소개 6

유라인 어쩌고 하니까 추종세력이 있는 거냐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처음부터 아랫사람과 잘 지내는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윗 직급 사람들에겐 이쁨을 받는 존재였으나 아랫 직급의 사람들에겐 미움을 받는 타입이었다. 회사를 일찍 다니기도 했고(대학교 3학년 때 알바를 시작으로 4학년 때는 취직을 해서 과제를 언제나 퀵으로 보냈던 기억이..) 팀장이라는 타이틀을 상당히 일찍 달았다. 27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에.

그땐 무척이나 난 억울했다. 리더십이 먼지 모르던 나는 어느 팀원보다 일을 제일 많이 했고, 중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럼 된 줄 알았다. 하지만 늘 퇴사자들은 연락이 없었으며 직원들도 뒤만 돌면 내 욕을 했다. 어린 팀장이 재수가 없었을 꺼고 난 인정하지 못했다. 그 시절 함께했던 친구가 노갱.

지금 다니는 회사도 그렇지만 그때도 난 디자이너 출신의 기획리더라 디자인팀을 같이 이끌었는데 그놈의 회사가 워낙 전쟁터라 머리 굵은 사람들은 다 떠났다. 멋 모르고 계산할 줄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이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이미 정이 들어버린 나 같은 사람이나 있었지. 정말 팀장, 실장 등 모든 '장' 급은 두 달이 멀다 하고 퇴사를 했다.. 디자인 파트도 그렇게 막 사람이 그만두었는데 카톡 친구 리스트를 둘러보다가 그냥 우연찮게 노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머해?~" 헤어진 연인에게 새벽에 자니?라고 메시지 보내듯 보낸 내 메시지에 반갑게 답장을 보낸 그 순간 난 그 친구와 같이 일하고 싶어 졌다. 아 맞다. 나한테 지금 열정녀가 필요해...


사실 그 친구와 처음은 어땠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나에게 컨펌을 받을 때 디자인 시안 A안부터 G안까지 가지고 왔다는 점.(사실 다 비슷비슷하긴 했지만) 말고는 특별히 기억나지 않았었는데 너무나도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에 꼬시기 시작했다. 이제 플랫폼 디자인해야 된다. UX /UI가 대세다. 여기 와서 나와 같이 일하자 라며 회사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는 걸 감추려 이런저런 감언이설을 해가며 꼬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훌쩍 넘어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기존에 일했던 회사에서 루즈함을 느끼던 찰나였단다. 하하하 나이스 타이밍~!


하지만 동료 결혼식장에서 본 그녀의 남편은 나를 아주 불편하게 쳐다봤다..

아.. 이 사람이 그 사람이야?

즉 '아 이 사람이 그렇게 일 시키는 못된 상사야?'라는 말을 '그'이라는 3인칭 대명사로 표현한 그녀의 남편 때문에 퇴사한 이후로는 선뜻 연락하지 못했었는데 자기 버릇 개 못준다고 또 나에게 찾아온 그녀가 지금은 베스트 프렌드처럼 매일 얘기하고 같이 고민하고 서로 조언과 칭찬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중에 물어보니까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배신하지 않아서 라고 하더라. 그녀의 상사복 없음에 또 감사.


내가 그린 노갱


노갱같이 열정녀에 일을 만들어서 하는 캐릭터가 한 명 더 있다. Ija

한창 어리지만 촌철살인의 대사를 한 마디씩 하는 Ija. 키미의 주니어이기도 한 Ija는 나이는 젤 어리지만 어느 누구도 Ija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다. 특히 득을 휘어잡는데 노련함을 보였다.

사용자 개인에게 큐레이션 된 정보를 상품과 함께 쇼핑몰에서 구현해야 하는 프로젝트였고 외국계 회사를 클라이언트로 둔 덕에 구축하기 전에 UX 컨설팅 단계가 아주 디테일했다. 지금은 흔하지만 그때는 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거의 모든 UX를 키노트 모션으로 거의 애팩으로 만든 영상같이 만들었던 기억이.. 게다가 뭐든 오버하는 대표의 페이스에 맞추기 위해 선행 조직원은 모두 날이면 날마다 새벽이슬을 밟고 퇴근할 때였다. 정말 하루도 거르지 않은 철야에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우리에게 활기를 준건 Ija였다. 투덜거리지 말라며, 힘내라며, 억지 부릴 땐 이건 억지 부리지 말라며 팀원들 사이에서 팩폭을 날렸다. 그러고 보니 Ija는 사석에서도 띵언을 여럿 남겼네. 역시 어느 그룹이나 막내의 파워는 무시할 수 없다.


Ija의 고민상담을 여러 번 해준 적이 있는데 그녀의 고민 퀄리티가 너무 높아서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난 왜 저 시절에 이런 걸 고민하지 않았을까 하고 자괴감이 들기도 여러 번. 지금은 너무 멋진 남자와 결혼해 사랑받으며 일하는 그녀의 모습이 난 너무 대견스럽다.(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Ija어머님 오지랖 죄송합니다)



이제 캐릭터 소개는 끝났습니다

이제 본론으로. 가 봅시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라인의 탄생 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