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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멘탈 심리학자 Nov 18. 2022

유학시절, 지도교수와의 미팅 이렇게 준비했다

영어 미팅의 기본적인 준비 틀


처음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지도교수와 미팅을 할 때 떨렸던 기분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처음이니까 대화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연구 논문과 관련해 궁금한 점들, 하고 싶은 말들을 어느 정도 머릿속에 정해두고 들어갔다. 박사과정 초반에는 준비 부족으로 우왕좌왕 지도교수에게 끌려다니기 일쑤였다.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자 프레젠테이션을 하듯이 피피티 슬라이드를 넣은 아이패드를 같이 보며 미팅을 진행한 적도 있다. 이후 나름의 시행착오를 거쳐 영어 미팅에 필요한 틀을 발전시켰다. 다음 소개되는 단계들이 그 틀이다.



1. 지난 미팅의 주요 내용 요약


대개의 지도 교수들은 연구와 강의 외에도 외부 일정 등 일이 엄청나게 많다. 미팅 중 논의된 것들이 나에게는 중요한 일이지만 지도교수 입장에서는 학생 1인의 사소한 일일지 모른다. 당연히 세세한 거 다 기억 못 한다. 지도교수가 지난 시간에 다뤘던 일들을 다 기억한다고 미리 착각하면 안 된다. 꼭 내가 다시 중요 포인트들을 상기시켜줘야 한다.


2. 지난 미팅 이후 내가 한 일 공유


지난 시간 이후 연구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일의 진척도를 공유해야 한다. 이때 전체 연구 타임라인도 확인해 바로 앞에 있는 중요한 일들의 날짜(예. 발표일, 중요 서류 제출일 등)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것이 좋다.


3. 문제점 논의


미팅에서 논의한 것들을 실제 연구에 적용해보니 예상과 다른 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 이슈들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도 두세 개 정도를 미리 준비해 지도교수와 논의해야 한다.


4. 피드백받기


주로 3번에 대한 피드백이다. 하지만 지도교수는 학생과 아예 다른 방향에서 다른 그림을 그릴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경우 지도교수의 말을 끼어들지 말고 오롯이 그의 말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3번과 겹치는 부분 많아 3번에서 다 커버되었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5. 다음 미팅까지 할 일 계획


보통 이번 미팅 중에 나온 내용들일 것이다. 다음 미팅의 2번이 될 주제들이니 확실히 서로 공유해야 한다.


6. 다음 과제 논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윗사람은 아랫사람의 일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한다. 나에게 중요한 목표들을 콕 집어서 지도교수 머릿속에 넣어줘야 한다.


7. 다음 회의 날짜 선정


다음 회의 날짜와 장소 정하고 마무리한다. 지도교수들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바쁘다. 다른 일정과 겹치면 지도학생과의 약속이 먼저 취소되는 경우가 빈번하니 나중에 다른 말 못 하게 서로의 스케줄을 확실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영어 미팅을 준비하는 대략적인 틀에 불과하다. 당연한 얘기를 늘어놓은 듯 하지만 평범함이 기본이고 단단하게 틀부터 갖춰야 한다. 하지만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준비하되 그 틀에 얽매이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박사과정 1년 차 때에는 1시간짜리 미팅에 앞서 스크립트를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니 내가 할 말에만 집착하게 되었다. 지도교수의 말을 끊는 등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발목 잡혀 상대의 말에 집중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많은 지도교수들은 미팅의 방향을 자기 의견대로 끌고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요한 것은 내 것을 충분히 갖춰놓아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으면서 지도교수와의 이야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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