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마음을 들여다 보세요
이번 글의 주제는 '목표'입니다. 마침 2021년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이라, 올해 내가 이루고 싶었던 목표는 무엇이었나 돌아보게 되네요. 제보해주신 고민, 먼저 들어볼게요.
뚜렷한 목표가 없이 손에 닿는대로 일을 하다보니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면접에서 앞으로 5년 후의 모습을 묻는 질문에도 어떤 답을 해야 할 지 너무 어렵고요.다른 사람들은 특정 직책이 될 거라던지, 어떤 성과를 내겠다 같은 목표가 있던데 저는 없어서 고민이에요.
목표를 세우는 건 왜 어려울까
: 미루는 마음을 들여다 보자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조언. 각종 자서전과 자기개발 서적들을 통해 많이 접하셨죠. 제가 읽었던 책 중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2번째 습관이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였어요. 최종 목표를 정하고 그에 따른 실행 계획을 세우라는 뜻이죠. 목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 성취와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임에 분명합니다
그런데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뭘까요? 전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목표를 세우지 않는, 두려움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행동일 수 있어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버킷 리스트를 못 쓰겠더라고요! 그 리스트에 쓸만한 일들을 해낼 용기가 별로 없거든요. 철인3종 경기든 세계일주든요. 그 다음으로, 목표를 세우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나는 무엇을 잘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건... 정말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자꾸 목표 세우는 걸 미루는 것 아닐까요!
꼭 하긴 해야겠는데 꾸물대는 그 마음, 한심한 걸까요? 그렇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수많은 천재들의 미루기 영웅담을 담은 <미루기의 천재들>이란 책을 권하고 싶은데요.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쩌면 우리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미루는 동안,그 에너지를 쏟아 다른 일들을 잘 해내고 있는 것 아닐까?란 생각이 든답니다.
어떤 일에서 도망치고 싶어 다른 일에 파묻히는 경험 다들 있지 않으신가요. 예를 들면, 저는 이 글을 쓰는 것을 미루는 동안 평소에는 잘 하지도 않는 부엌을 깔끔하게 청소하고, 반려식물 잎을 반짝반짝 닦아냈죠. 어떤 일을 하기 싫은 마음의 반대 급부로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일들을 쳐내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요. 목표 세우기를 미루고 회피하는 동안 나에게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중하고 있는 것일지도요.
우리가 무언가를 미루는 이유는 무언가를 해내기 위한 적절한 기분 상태를 기다리기 때문이라고 해요. 목표에 대한 생각과 감정이 축적되어 어떤 임계점에 이르면 결심이 시작될 거예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 뚜렷한 목표가 없다고 해서, 스스로를 목표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나 스스로를 더욱 너그러이 믿어주세요 :)
면접에서 커리어 목표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질문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자
커리어 목표를 묻는 질문은 면접 단골 질문 중 하나입니다. 흔히 5년 후, 10년 후 당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시나요?라는 질문으로 표현되지요. 이 회사에서 5년, 10년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 이 까다로운 질문 왜 하는 걸까요? 이 질문을 하는 의도에 대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신규 입사자의 업무 몰입도와 동기 부여를 높이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인데요, 본인의 목표와 회사의 목표가 일치할 때 그 과제를 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지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을수록 본인이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도 높을 확률이 높습니다. 전반적인 태도를 확인하기 위한 취지에서도 이 질문을 합니다.
리쿠르터 역할을 하는 저도 후보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커리어 목표를 꼭 물어봅니다. 본인이 원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회사와 포지션을 추천해야 할 지 잘 그려지거든요. 목표가 분명해야 원하는 곳에서 일할 확률도 높고, 직장에서 느끼는 행복감과 만족도가 높아질 테니까요. 목표는 확실히 효율을 높여줘요.
거창한 커리어 목표를 말해야 한다는 마음의 압박은 내려 놓고, 질문의 의도와 맥락에 맞는 답변을 먼저 준비해보세요. 먼저, 워밍업으로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답변을 작성해보면 어떨까요?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일하는 모습은 _ _ _ 이다.
_ _ _ 분야에서 일한다면 흥미있을 것이다.
나는 _ _ _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고민 들어주는 언니들> 매주 한 편씩 독자의 사연을 주제로 글을 연재하는 매거진입니다. 일과 삶에 대한 고민, 무엇이든 여기로 투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