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위로
여러가지 분주한 생각으로 복잡한 날이었다. 할수 있다면 내 뇌를 열어 깔끔하게 폴더정리를 해주고 싶은 날이었다. 폴더별로 깔끔하게 정리하고 한번에 하나의 일을 처리하고 싶은 날이었다.
그 날 밤, ZOOm으로 하는 워크샵이 있었다. 나는 안방 내 책상앞에 앉아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안방이자 내 사무실이다. 저녁을 먹었지만 허기가 지기도 했고 좀 쉬고 싶기도 했다. 프로그램 중 소그룹 활동이 많았다. 2~3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여러번이었다.
이번에도 소회실에 모였다.
이번 활동은 [영감의 산책]시간이다. 일종의 명상활동으로 첫번째 단계는 생각을 비우는 것이다. 오프라인이라면 자유롭게 산책을 나가는 것인데, ZOOM으로 진행하다보니 방 안을 편하게 돌아다닌다. 그리고 눈에(마음에) 띠는 사물과 대화를 주고 받는 활동이다.
나는 내 책상에 앉아 주위를 둘러봤다. 겹겹이 쌓여있는 책들과 가습기, 겨울 커튼이 보였다. 계속 둘러보다가 안방욕실과 드레스룸앞에 있는 6개의 스위치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서 시선이 멈췄다.
어색하지만 워크샵 교재에 써 있는 대로 스위치에게 질문을 던졌다.
"너는 누구니?"
스위치가 대답했다.
"나는 스위치. 불을 껐다 켰다 할 수 있지!!"
(이렇게 빨리 대답을 해준다고?....살짝 놀라웠다.)
"너는 지금 왜 여기에 있니?" 두번째 질문도 건넸다.
스위치가 너무나 쉽게 대답을 해 준다.
"너를 도와주고 싶어서, 너를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난 늘 여기에 있었어."
세번째 질문까지 빠르게 건네보았다.
"네가 나에게 주는 가르침은 무엇이니?"
"응,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은 너에게 달렸어. 네가 앉아 있는 그 곳에서 일어나 일단 오면 돼! 그리고 스위치를 만지는 순간 넌 뭐든지 할 수 있어."스위치의 대답에 순간 멈칫했다.
네번째 질문을 잠잠한 마음으로 던져본다.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뭘까?"
"내가 너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줘!! 그리고 이리로 와줘!! 그리고 좀 쉬어"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네가 나에게 주는 선물은 무엇이니?"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환하게 너를 비춰줄 수도 있고, 너를 쉴 수 있게도 해주지."
스위치와 나누었던 짧은 영감의 산책을 마치고 함께 공부하는 분들과 나누었다. zoom 소회의실에서 그리고 전체 수업에서도 나누게 되었다.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한 친한 코치님꼐서 바로 카톡을 보내주셨다.
어제 보셨다니. 그리고 그 장면을 기억하고 이 시간에 나에게 이런 카톡을 보내주시다니, 역시 사랑이 넘치는 코치님이셨다.
짧은 활동이었지만 스위치가 나에게 건넨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순간 뭉클하기도 했다. 나의 내면의 소리가 스위치를 통해 나에게 건네준 목소리. 말 그대로 영감의 산책활동이었다.
이 글을 쓰는데, 딸 아이가 와서 스위치와 나와의 대화를 소리 내어 읽는다.
"엄마, 스위치가 엄마한테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왜 외롭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
엄마안에 외로움 따위는 없다고 생각한것 같은 딸 아이의 질문에 웃음이 나왔다. 그러게 말이다. 이놈의 외로움은 늘 따라다니는구나. 내가 아직 알아주지 못한 외로움이 나에게 손짓을 하는걸까?
이번주에는 동료코치님이 보내주신 영화를 한 번 봐야겠다. 스위치기 이번에는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넬까?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