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난 넷플릭스 작품에 내 크레딧을 올리지 않은 이유

그만 두고 싶었던 현실적인 이야기

by 메이쥴라이

나에게 일이 들어왔다.


다시 미술팀장으로 들어가 넷플릭스로 방영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촉이 있었던 나에게, 첫날부터 싸한 기운이 있었지만, 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촬영을 처음 하는 막내들 3명을 데리고 했고, 간단한 다큐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말이 간단하지 않았다.


감독은 전혀 이 작품에 대한 해석을 제대로 못했고, 공간 세팅을 하루에 3-4개를 하다 보니 몸이 남아나지 않았다.


그것도 시대극이어서 과거 소품이 많이 들어가야 했다.


미술팀 나 포함 4명이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팅 많지 않다고 해서 소품까지 같이 하는데, 쉬는 시간은 커녕 쉬는 날도 없었다.


난 3회 차 만에 참다가 폭발해서 현장을 뒤집고, 감독과 싸우고, 그 다음부터는 난 할 일만 할 뿐이었다.


코로나 시절이어서 코로나에 걸리고 싶을 정도로 좀 쉬고 싶었다.


왜 가만히 있고, 다 해주면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세월이 흘러도 이 바닥은 똑같은지 모르겠다.


문제가 많은 현장이었지만, 다들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 작품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러나, 난 내 이름을 크레딧으로 올리지 않았다.


스텝은 크레딧 이름 하나로 일을 하는 건데, 하나도 아쉬울 게 없었다.


경력이 더 인정된다고 나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고생하고 열심히 한 것은 내가 알고, 그 현장에서 같이 일했던 스텝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촬영이 계속 뒤로 밀려서 한 달이란 시간이 오버되었는데,


오버가 된 페이에 대해 같이 일했던 미술감독은 나에게 오버페이를 주지 않았고, 여전히 바뀌지 않은 이런 시스템에 화가 났다.


분명 내가 알기로는 예산이 적지 않았다.

이 모든 이야기는 친해진 제작팀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


내가 결혼 전에 여러 작품을 같이 일했던 상사라면 상사였던 미술감독.


나는 순식간에 돈 밝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내가 일하면서 당당히 내 돈을 받지도 못하는 게 내 잘못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만큼 고생했고, 일을 더 했으면 주는 게 맞지.


나한테 그 정도 페이면 높은 페이를 준 것이라는 둥..


깔끔하게 “예산이 너를 줄 페이는 더 없으니 미안하다!”라고 끝나면 될 일이었다.


그 다큐는 하루하루가 고비였고, 작품 끝날 때 몸무게는 7kg 빠져있었다. 자동 다이어트 되었다 생각했다.


안 좋게 생각하면 나만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때 일했던 제작팀과 웹드라마 여러 개를 같이 작업했고, 지금도 연은 계속 닿아있다.



그럼, 그만두지,
왜 그렇게까지 했어요?



처음하는 스텝을 데리고 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할 일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지만, 해내야 했다.

그들도 그만두고 싶었을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


그리고, 싱글이었고, 혼자였으면 그만두고 나갔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가족이 있었다.


현실적으로 생활비 때문이라도 돈이 필요했다.


여태까지 못 느껴봤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너무도 이 일을 사랑하고, 현장이 재밌었고, 돈을 많이 못 벌어도 행복했던 나의 직업.


난 나의 일에 대해 프라이드가 있는 동시에 좋아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어도 놓지 못했던 일이었다.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일 그만 두고 싶다고 느끼게 해 줬던 작품.


그래도 하루하루 디데이를 세면서 언젠가 촬영의 끝은 있다며 버텨내야 하는 씁쓸한 현실이었다.


한 달에 꾸준히 따박따박 나오는 돈의 소중함.


그런 돈이 나에겐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