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취미부자의 행복일기

by 이준성공

#6 육아

오늘도 그랬지만 정말 힘든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은 정말로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아이들은 하루종일 아빠를 기다렸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큰일이 나기 때문이다.
내가 육아에 참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일을 하기 때문에 평상시 아이를 돌보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일단 휴가를 자주 내서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은 기본이고 주말에는 절대 약속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첫째는 유치원에 가는 관계로 유치원 갈 때까지 옷을 챙겨입히고 밥을 먹이고 머리를 빗겨준다음 핸드폰으로 우리들의 사진을 찍고 유치원 셔틀 버스에 탑승시키면 임무완료
둘 째가 나를 쳐다본다.
그래 우리는 다시 산책을 가자.
날씨가 좋으면 우리는 아파트 단지를 한바퀴 둘러본다.
요즘은 추워서 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하지만 여름, 가을에는 둘 째와 함께 하는 산책이 나에게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첫 째로 인해서 둘 째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우리 둘만 보내는 30분의 시간은 정말 소중하다.
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해준 회사에 정말 감사하다.
유연근무제도가 없었다면 난 영원히 둘 째와 이런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없었으리라.

회사에서 가급적이면 야근을 피하려고 한다.
물론 내가 맡고 있는 일이 반드시 오늘 해야 하는 것이거나 관리 감독을 해야 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나는 취미 부자이므로 많은 활동을 한다.
밴드 동호회 활동을 하고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동료들과 술자리도 가져야만 한다.
한 주에 약속은 최대 2일로 하고 가능하면 3일에서 4일은 집에 일찍 들어가려고 노력을 하지만 현실은 3일정도 일찍 들어가는 것 같다.
정말 신기한 일이지만 나는 퇴근하면 왠만하면 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냥 시스템이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그 걱정을 집으로 들고 오지 않는다.
어찌보면 오랫동안 같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커다란 성공보다는 나의 행복을 추구했던 것 같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강아지 처럼 두 딸이 내 다리에 매달린다.
이 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빠다. 우리 두 딸 누구에게도 시집 보내지 않고 내가 데리고 살꺼다.
집에서 저녁식사를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밥을 먹을 때 첫 째는 등에 매달려 있고 둘 째는 옆에서 계속 재잘거린다.
오후 8시가 되면 본격적으로 놀이를 하는데 아이들이 얼른 잠에 들 수 있도록 최대한 몸으로 놀아준다. 숨바꼭질을 하고 잡기놀이를 하고 거꾸로 매달고 하늘위로 날아가다보면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가 있다.
나의 배터리가 점점 소진되어 감을 느낀다. 이때 치카치카를 하고 9시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누워서 공주 시리즈 이야기를 한다.
첫 째는 이제 공주 이야기가 별로 재미 없는 것 같다.
둘 째는 라푼젤, 백설공주, 신데렐라, 벨까지 모두 읊어야 잠자리에 든다.
물론 내가 인어공주 이야기를 하다가 잠에 먼저 들기도 하지만

회사에서 조직개편 또는 이사가 있는 달에는 주말마다 출근을 해야하지만 평상시 주말은 가능한 아내가 아이들로 부터 격리될 수 있도록 보호조치를 취한다.
아이들과 킥보드를 타고 파리바게트나 던킨도너츠에서 빵을 사먹는게 우리 세 사람의 커다란 즐거움이고 집근처 영풍문고가 10시에 열리는데 우리가 가면 아무도 없어서 우리들 세상이다.
책을 10권정도 읽다보면 점심 먹을 시간이 다가와 집으로 간다.
첫 째는 집에 오자마자 심심하다고 난리다. 점심을 먹고 둘 째는 낮잠을 재워야 하기 때문에 방으로 들어가고 첫 째와 나의 데이트 시간이다.
우리는 한글 공부를 아주 가끔하고 보통은 둘이서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간다.
그림그리는 카페에 가기도 하고 동네를 산책하기도 하고 그냥 발이 닫는 곳으로 간다.
3시가 되면 둘 째가 일어나고 우리 셋은 또다시 밖으로 나간다.
요즘은 너무 힘든게 외부에 미세먼지도 심하고 날씨가 추워져서 나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실내활동을 하는 곳은 아이들이 너무 많고 비용도 많이 들고 가고 싶지 않다.
결국 집에서 책을 읽거나 내가 몸으로 때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다짐한 것은 딱 하나다.
“후회없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아이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최선을 다해 너희들과 놀았다고 그리고 너희들에게 소중한 시간에 함께했다고 나 스스로 당당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잘했는지 못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더 잘하고 싶다.
그게 행복이고 그게 사랑이기 때문이다.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나의 아이들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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