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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Jul 28. 2018

빈틈없이 뜨거운 여름

7월4주: 세븐틴, 청하, 트리플 H, 여자친구, 승리

■ 세븐틴 미니 ‘You make my day’ | 2018.07.16.

세븐틴이 이번 앨범을 내면서 ‘역대급 청량미’라는 말을 내세웠는데 사실 이번 앨범이 ‘역대급’이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청량함의 절정을 찍었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지난 활동 ‘고맙다’로 보여줬던 새로운 매력과 기존 세븐틴의 발랄함과 잘 조화를 이뤘다는 인상이 더 크다. 애초부터 세븐틴은 마냥 귀여운 소년미로만 승부를 보는 팀이 아니었다. 한 편의 뮤지컬 같은 퍼포먼스를 들고 나왔을 때부터 이들은 보는 이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장착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맙다’에 이어 이번 타이틀곡 ‘어쩌나’까지, 최근 들어 세븐틴에게는 남성미와 섹시미라는 수식어가 본격적으로 추가됐다. ‘어쩌나’에서 사운드는 여름과 어울리는 아기자기함을 표현한다. 멤버들은 노래 곳곳 반전의 포인트를 넣어 듣는 이를 설레게 한다. 더 나아가 세븐틴 앨범의 수록곡 중에는 항상 한 곡 이상의 ‘명곡’이 존재하는데 이번 앨범에서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는 세븐틴의 감수성까지 잘 드러낸다.



■ 청하 미니 ‘Blooming Blue’ | 2018.7.18.

청하는 이제 완전히 자신의 색을 갖췄다. ‘이미’라고 말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첫 번째 타이틀곡 ‘와이 돈트 유 노우(Why Don’t you know)‘에서는 심플한 여백이 남았다면, 두 번째 타이틀곡 ’롤러코스터‘에서는 이 여백을 꽉꽉 채워 화려한 청하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눈여겨볼 만 한 점은 청하 특유의 깨끗한 보컬과 분위기 덕분에 빈틈없는 멜로디에도 세련미가 느껴진다는 것. 이번 타이틀곡 ’러브 유(Love U)‘에서는 그 깔끔함이 더욱 도드라진다. 사운드는 촘촘하게 공간을 매우지만 트로피컬, 일렉트로닉 등은 노래의 청량함을 살려 숨이 트일 수 있도록 한다. 그래서 노래는 흔한 여름송으로 빠지지 않고 오히려 청하만의 뜨거운 여름을 완성해냈다.



■ 트리플 H 미니 ‘REtro Futurism’ | 2018.7.18.

레트로 콘셉트에서 트리플 H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전 활동곡 ‘365프레시(Fresh)’가 트리플 H의 방향을 보여주는 맛보기용이었다면, 이번 앨범 ‘레트로 퓨처리즘(REtro Futurism)’은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화려함을 뿜어내는 시작점이다. 이들의 능력은 특별한 콘셉트나 장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오히려 타이틀곡 ‘레트로 퓨처’의 뉴잭스윙 장르와 ‘레트로’라는 단어는 이미 쓰일 대로 쓰인 궁합이다. 트리플 H에게는 비슷한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남다른 소화력이 있다. 이번 앨범의 기원이 된 ‘옛 것에서 새로움을 찾자’는 슬로건처럼 말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마이클 잭슨, 프린스 등의 영상을 참고로 했다고. 그래서인지 창법 등에서는 이들과 비슷한 분위기가 풍겨 잠시 의아하긴 하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이들이 그 어떤 압박감 없이 뜨거운 여름을 만들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리플 H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면서도 잘 할 줄 아는 팀임을 이번 앨범으로 증명했다. 



 여자친구 미니 ‘Sunny Summer’ | 2018.7.19

여자친구의 행보를 보면서 안타까운 점은 잘 나가던 그룹에게 빨리 찾아온 하락세가 아니다. 그것을 이겨내려고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자친구는 ‘파워청순’의 굴레를 벗고 싶어 한다. 지난 활동 곡 ‘밤’ 또한 시야를 넓히고자 하는 시도였다. 대중의 반응은 예전만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려는 여자친구의 태도는 앞으로의 롱런을 위한 유의미한 자세다. 그래서 이번 신곡 ‘여름여름해’가 더욱 아쉽다. 노래 자체는 괜찮다. 중독성도 있고 여름 분위기도 난다. 하지만 ‘과연 여자친구의 색깔이 잘 드러나나?’에 대한 답은 애매하다. 변화를 위해 그간 해온 작업진이 아닌 이단옆차기와 함께했지만 옛날에 유행했을 법한 여름 시즌송의 단순한 구조는 여자친구만의 복고로 흡수되지 못했다. 그러니 듣기는 좋은데 굳이 여자친구가 아닌 그 누가 불러도 상관없는 곡이 됐다. 여기에 맞지 않는 비주얼 콘셉트와 율동 수준의 안무까지, 여자친구와 불협화음인 요소들은 더욱 할 말이 없다. 외부 요인에 의해 발전하고 변화하려는 압박감은 잠시 내려놓고 팀 내부에서 답을 찾아야 할 듯 보인다.



 승리 정규 ‘THE GREAT SEUNGRI’ | 2018.7.20.

많은 이들이 승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분명함’ 때문이 아닐까. 승리는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사랑 받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덕분에 그의 캐릭터는 자신의 관점과 외부의 시선에서 오는 괴리감 없이 확실한 개성을 갖출 수 있었다. 이번 앨범 ‘더 그레이트 승리(THE GREAT SEUNGRI)’는 아예 직접적으로 ‘위대한 개츠비’와 ‘승리’를 합친 ‘위대한 승츠비’를 그린 앨범이다. 캐릭터를 음악으로까지 끌고 온다면 자칫 노래가 가벼워질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승리는 영리하다. 그는 이전 앨범들에서 자신의 이미지인 센스 넘치는 모습과 EDM의 날카로움 속 부드러움을 고스란히 드러내 철저한 음악 스타일을 대중에 각인시켰다. 이번 타이틀곡 ‘셋 셀테니’와 ‘웨어 아 유 프롬(WHERE R U FROM)’ 역시 노래 그 자체가 ‘승츠비’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미 넘치는 마디마디, 그 안에서 느껴지는 승리의 자신감과 유쾌함. 이런 것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단 하나의 곡에도 녹여낼 줄 아는 그의 내공과 여유로부터 나온다. 그에 이끌려 타이틀곡과 연달아 듣게 되는 전 트랙은 ‘승리’라는 사람을 좀 더 자세히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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