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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Aug 16. 2018

시린 마음 위로하는 新 밴드 새소년

03 새소년

#3. 금주의 가수는 밴드 새소년입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그 이름     

새소년은 황소윤(보컬, 기타), 문팬시(베이스), 강토(드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다. 2015년 팀 결성 당시 베이스를 치던 김푸른하늘 자리에 문팬시가 들어왔다. 기타 자리를 채워줄 누군가를 구하고 있었으나, 이렇듯 지금의 3명이 새소년으로 활동하게 됐다. 황소윤이 혼자 만들었던 노래도 새소년에 맞게 다시 짜였다. 그 과정에서 새소년의 윤곽은 점점 또렷해졌다.     


팀 이름은 멤버 황소윤이 잡지에서 발견한 단어인 새소년에 꽂혀 짓게 됐다. 새롭고 명랑하고 신선한 이미지가 좋았다고. 새로운 것을 뜻하는 ‘새’와 하늘을 나는 ‘새’의 이미지를 모두 갖춘 노래와 꼭 알맞은 이름이다.      

이들은 소속사 붕가붕가레코드를 만나기 전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 신한카드 펜타루키즈 등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리며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 공연을 통해서도 사이키델릭, 블루스, 모던록, 신스팝 등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풀어냈다.     






대표곡 ‘긴꿈’ ‘파도’     

밝은 멜로디 안에 꽁꽁 숨겨진, 하지만 누군가에게 발견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놓여 있는 서글픔과 격정, 허무 등이 발견되는 노래들이 있다. 대놓고 드러나지 말아야하며 아예 눈에 띄지 않아서도 안 된다.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었을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는 깊숙한 작법이다.      


새소년이 첫 번째로 내놓은 ‘긴꿈’은 경쾌한 비트와 영롱한 소리들로 시작되어 희망적인 가사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곡이 4분20초를 향해 달려갈수록 노래의 주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황소윤은 이 노래에 대해 “터무니없이 보드라워져 터뜨리는 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그만 불빛에도 쉽게 마음이 들뜨고 기대를 품게 되는 유약한 존재의 노래다. 황소윤이 “사회에서 부정당하는 존재들의 이야기임을 전하고 싶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파도’는 ‘새소년을 록스타로 만드는 단 하나의 곡’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지닌 곡인만큼 도입부부터 약 30초간 유려한 드럼 연주로 시작된다. ‘긴꿈’을 듣고 새소년을 마냥 희망적이고 유쾌한 팀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착각이었다는 걸 증명해준다.      


드럼 소리는 황소윤의 힘 있는 보컬과 둥둥 거리는 베이스, 록킹한 기타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하나의 파도를 만들어낸다. 노래의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점점 밀려오는 파도, 그리고 거대해지는 물결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큰 일렁임은 모두를 덮친 뒤 고요해지는 풍경처럼 순식간에 잠식되며 노래는 끝난다.     





새소년이 ‘새소년’인 이유     

새소년. 프론트맨인 황소윤은 여자인데 왜 팀명은 ‘소녀’가 아닌 ‘소년’인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어딘가 중립적인 위치에 서 있는 듯한 감상에 ‘그냥’ 새소년 같다는 느낌을 준다. 성별의 이미지 문제가 아니다. 새소년의 이름과 노래에 대한 이유를 따지지 않고 그냥 그들의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마 이미 새소년이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했기 때문일 터다.     


업계와 대중은 새소년이 데뷔를 하기도 전에 진가를 파악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만 하더라도 새소년의 노래를 처음 들은 이들은 ‘좋다’보다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더 앞세운다. 그만큼 새소년의 음악은 자유롭고 신선하다. 무엇보다 대부분 가장 먼저 듣게 되는 황소윤의 목소리는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음색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무심한 듯 강단 있는 발성과 창법은 새소년의 색깔을 단숨에 드러낸다.    

 

최근에는 ‘새들이 이전 계절의 헌 깃털을 떨어내고 여름을 맞이하며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깃털로 갈이 하는 것’을 의미하는 제목의 미니앨범 ‘여름깃’이 나왔다. 서정성과 화끈함 속 숨겨 놓았던 새소년의 또 다른 무기를 볼 수 있는 앨범이다. 뜨거운 열정보다 회색빛 서늘함이 서려 있는, 그렇지만 결코 냉소적이지 않은 따뜻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새소년의 매력을 알 수 있다.     






시리도록 차갑지만 따뜻한 새소년의 온도     

새소년은 다양한 장르를 소화를 해내는 팀이다. 그리고 이들이 들려주는 넓은 스펙트럼의 노래들은 단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되지 않나 싶다. 바로 ‘위로’다. 황소윤은 ‘긴꿈’에 대해 너무 희망적이기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프로듀서에 주문했다고 한다. 새소년은 우리의 젊음이 외롭고 쓸쓸한 처지에 놓인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다.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감싸 안고 서서히 덥혀지며 뿜어져 나오는 온기에 집중한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에서는 외로운 감정을 ‘새롭다’ ‘영롱하다’ ‘너를 마주쳤기 때문에 모르는 척 눈 감을 수 없다’는 식으로 다룬다. ‘내 망친 작품을 비웃어줘’ ‘내 몸에 새겨질 삶의 타투’(여름깃), ‘그래 없어지자/그래 사라지자’(구르미) 등 자조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국엔 마지막 트랙에서는 ‘크게 숨을 쉬자’고 제안한다.     

새소년의 표현들은 신비로운 멜로디에 섞인 민낯이다. 몇 마디 없는 가사가 전혀 텅 비어보이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새소년이 들려주는 민낯은 거부감이 없다. 빈 곳을 채워주는 연주와 함께 어우러져 편안하고 짙은 파장을 만들어낸다.     


추천곡 ‘새소년’     

‘새소년’: 미니앨범 ‘여름깃’의 마지막 트랙이자 팀 이름과 동명의 곡. 그만큼 새소년이 품고 있는 중심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다소 잔잔하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새소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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