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에어비앤비, 카카오, 디즈니
ESG(Environment, Social & Governance) 경영은 기업이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의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해야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도 투자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기에 기업은 노력할 수 밖에 없다. 'ESG 경영', 'ESG 적극 실천!', 'ESG 투자' 등 최근에 ESG 관련 기사를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이유이이기도 하다.
오늘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프로덕트 중 사회적 책임을 지니고 ESG 요소를 UX에 녹여낸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는 즉시성을 강하게 띤다. 따라서 이벤트나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표현하고 퍼트리기 좋은 수단이 된다. 인스타그램은 대선을 맞이해 스토리로 투표 인증을 할 수 있도록 선거 스티커를 제공했다. 손에 투표도장을 찍어 인증하는 사람들의 패턴을 활용해 스토리로 투표할 것을 리마인드해주는 캠페인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오늘은 선거일입니다!' 문구와 함께 투표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사용자간 독려하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은 플랫폼만이 지니는 순기능이다.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재난 상황에 숙소를 제공한다. 허리케인같은 천재지변으로 피해를 입은 지역주민을 위해, 난민을 위해, 구호 인력을 위해 방을 내어줄 호스트를 찾아준다. 최근의 에어비앤비 홈 화면 가장 상단에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을 위한 배너가 고정되어있다. 사용자가 놓칠 수 없게 화면의 절반을 차지한 넓은 배너는 텍스트만으로 강하게 호소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본래 에어비앤비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게스트 모드와 숙소를 제공하는 측의 호스트 모드를 분리해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데, 해당 배너는 예외적으로 게스트 모드에서 제공해 최대한 많은 사용자의 동참을 구한다. 그에 따라 숙소 등록도 상세 페이지의 난민 호스팅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플로우로 이어주고 있다.
참여형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는 사용자의 작은 액션에 의미를 주었다. 응원 버튼을 누르거나, 모금 글을 공유하거나 댓글을 달 때마다 일정액이 기부되도록 해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름도 '참여기부'다. 100원 정도의 적은 돈이지만, 아래의 기부 현황에서 참여기부의 비율을 보면 대략 40%로 무시하지 못할 비중을 차지한다. 60,000명 이상이 기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 역시 뜻깊다.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나 산불 피해 긴급 모금의 경우 댓글을 남길 경우 카카오에서 1,000원을 기부한다고 한다고 하니, 아래 링크를 타고 가서 보탬이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사용자에게 직접적으로 닿는 서비스 사례는 아니지만 기억에 남아 같이 소개하고 싶었다. 디즈니 플러스의 '인사이드 픽사' 4화에 나오는 스크립트 슈퍼바이저 제시카 하이트의 이야기이다. (디즈니 플러스 구독자라면 추천추천한다. 영감과 감동이 가득하다.)
제시카는 대사 분석툴을 기획해 영화 속 대본의 90%를 남성이 소화하고 있으며 영화 속 여성의 비율이 1/3밖에 안됨을 영화 제작팀에게 수치적으로 보여주며 변화의 필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영화 캐릭터가 자동차건 로봇이건 사람의 목로리로 연기하기 때문에 성비가 어느정도 유추될 수 밖에 없는데, 전반의 대본을 검수하는 것이 그의 일이기에 이 상황이 더 각별히 와닿았을 것이다.
그로 인해 픽사는 영화 제작 과정에 대사 분석툴로 성비를 확인하고 대사를 적절한 인물에 배치하는 스텝을 밟기 시작했고, 영화 '소울'의 경우 남녀 성비가 거의 반반에 이르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영화에 담기 위한 픽사의 노력이 대단했고, "불균형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익숙해지기 마련"이라며 의식해서 현상을 재조명하는 제시카가 대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