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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근아 Jul 30. 2024

호주 학교의 상장수여식

호주에 온 지 벌써 6년이 되어간다. 지금 고3인 딸아이는 호주에서의 학교 생활을 통해 많은 성장을 이루었고, 매년 다양한 상장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 또한 그녀를 통해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은 그 상장 수여식에 대한 이야기를 할까 한다. (딸자랑이 있음을 먼저 경고합니다. ^^)





"Induction of 2024-2025 Student Leadership Council"


딸아이가 속해 있던 2023-2024 학생회 멤버들은 1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며 감사의 상장을 받았다. 동시에, 2024-2025 새로운 학생회 멤버들에게는 임명장이 수여되었다. 새로운 학생회의 소개식, 인도식이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딸아이가 당당하게 교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생각이 떠올랐다. 유일한 한국인 유학생으로서 7학년을 시작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 같았는데, 무대 위를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에서는 내 딸이 아닌 듯 12학년, 학교 최고 선배의 포스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동시에 드는 생각은 나였다면 내가 딸아이처럼 잘 해냈을까? 1초를 망설임도 없이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다.





"Principal's Commendation Morning Tea"


Principal's Commendation란, 호주에서 학업 성취를 인정받을 때 수여되는 특별상장이다. 예를 들어, 특정 과목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두거나, 전반적인 학업 성과가 뛰어난 학생에게 교장이 이 상을 수여하게 된다. 이는 학년이 끝나면서 주어지는 학업성취에 따른 상장과는 조금 구별이 된다. 이 상장을 받는다는 것은, 교장으로부터 추천서를 받는 것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이는 나중에 대학에 지원할 때 아이들의 수상내역에 포함될 것이다.


딸아이는 6과목 중 4과목에서 1등. 지난 1년 동안 그 1등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나는 알기에 이 자리가 더 감격스러웠다. 딸아이는 은근히 이 상장을 오랫동안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당연히 받을 것이라 생각했고, 이 모임의 초대장을 받았을 때 나의 반응은 "아, 이거~" 꽤 cool했다. 딸아이를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참 잘 해내줘서 고마웠다.






"2023 Presentation Evening"


매년 학년이 끝날 때마다 다양한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자리가 있다. 과목도 다양하며, 각 과목은 난이도에 따라 여러 단계의 수업으로 나뉘어 있어, 꽤 많은 학생들이 상장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반 1등의 개념이 아닌, 예를 들어 수학 1반의 1등, 수학 2반의 1등 이런 식으로 시상이 이루어진다. 전체 학년 1등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담은 상장이 하나 더 수여된다.


딸아이는 수학, 영어, 미술, 텍스타일 과목에서 상을 받았고, 또한 그녀는 평소에 꾸준한 작은 성과들을 모아 "Gold Award"를 받아냈다. 이 상은 10개의 성과를 달성하면 브론즈, 브론즈 상을 몇 개 모으면 실버, 실버를 모으면 골드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하여 딸아이는 골드상을 받게 된 것이다.


올해의 시상식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보통 12월에 시상식이 개최되는데, 딸아이는 이번학기가 끝나는 9월에 졸업식을 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어찌 되는지 아직 모르겠다.








학부모로서 상장수여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영광스럽다. 딸아이가 받는 상을 축하하는 자리. 앞서 말했다시피 딸아이에게 고맙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엄마에게 이런 다양한 경험을 함께 하게 해 준 것도 고마운데, 그것도 6년 내내 초대를 받게 해 주다니 더더더 고맙다. 사실 2-3번 가니까 지겹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마음은 조금 다르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는 하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이런 모습을 또 볼 수 없겠네 하는 아쉬움에 모든 순간순간이 소중했다.


이러한 상장 수여식에 올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이건 단순한 수여식이 아니고, 축제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성과를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매년 상장 수여식을 개최하고, 부모들을 초대한다. 이런 수여식은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고, 그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자녀의 성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이기도 하다. 어떤 가족은 할머니, 이모, 고모들까지 와서 함께 축하해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그들만의 가족 축제가 되는 것이다.


수여식이 끝난 후에는 간단한 다과를 즐기며 참석한 모든 가족들이 서로 축하해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 자리는 단지 나의 아이만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 아이의 친구들도 함께 축하할 수 있는 자리이다. 그곳에 있는 모든 아이들이 얼마나 노력해서 얻은 결과인지 알기에, 마음 깊이 축하하는 마음이 절로 생긴다. 나에게도 축제의 마음이 절로 생기게 된다.


6년간의 축제를 잘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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