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브런치북은 화요일에 발행되는 <나의 삶이 나를 품다>와 시리즈로 함께 발행됩니다. 브런치 북 기획의도에 대해서는 <내 삶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의 글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였기에 여기서는 간략히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1️⃣ 나의 삶에 나를 담다 → 나 스스 세계를 창조하고, 자유를 찾는 과정
2️⃣ 나의 삶이 나를 품다 → 내가 창조한 삶 속에서 나와 삶이 하나가 되어 무한의 가능성에 도전하는 과정
3️⃣ 나를 품고 세상을 만나다 → 나를 온전히 품은 내가 타인과도 연결되어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
나를 들여다보며 나를 이해하는 과정은
결국 나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아니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곳은
‘타인’에 대한 이해였다.
예전에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문화와 환경에 따라 가치관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차이를 그저 머리로만 이해하는 수준이 아니라, 더 깊이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단계에 들어선 듯하다. 이 변화는 어느 한순간에 찾아온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 솔직하게 마주하고, 감정과 사고방식의 흐름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면서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은 것은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들, 즉 호주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었다. 그들과 부딪히고 갈등을 겪을 때, 과거에는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면, 이제는 ‘저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 거야’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이를 통해 가족과의 관계가 조금씩 부드러워졌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자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이러한 시각의 변화는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도 확장되었다. 같은 가족이지만, 나는 호주에서, 그들은 한국에서 살아가며 다른 환경 속에서, 다 큰 어른들이지만, 성장하고 있었다. 과거에는 같은 문화권 안에서 자랐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비슷한 가치를 공유할 것이라 여겼지만, 실상은 달랐다. 거리와 환경의 차이가 우리 안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고, 나는 그 차이를 좁히려 애쓰는 대신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나아가, 나와 예전부터 연결된 지인들, 그리고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서도 같은 변화를 경험했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차이는 필연적인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할까?’라며 답을 찾으려 했다면, 이제는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러한 이해는 결국 더 큰 범위로 확장되었다. 한국과 호주의 문화적 차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변했다. 두 문화는 분명 다르고, 때로는 그 차이가 낯설거나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실제로, 호주에서 여러 나라의 문화 속에 스며드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생활 방식과 사고방식이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점차 그 차이를 극복하거나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오히려 더욱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결국, 나는 ‘이해’보다는 ‘인정’이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받아들이게 되면, 관계는 훨씬 편안해지고 자연스러워진다. 이러한 태도는 단순히 인간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도 영향을 주었다.
나를 이해하는 일이 결국 타인을 이해하는 일로 이어졌고, 그렇게 형성된 나와 타인과의 관계는 더 단단하고 조화로운 것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나를 품고,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만나고 있다.
그 마음을 품고 처음 세상 밖으로 나가 많은 이들을 만난 날이 있다. 지난 1월 18일, <위대한 시간 북토크>. 그곳에서 만난 작가님들과의 인연이 이어진 지도 어느덧 50일이 되었다. 어렴풋이 ‘50일쯤 됐나?’ 싶어 날짜를 세어보니, 3월 8일이 정확히 그날이었다. 그리고 마침, 오늘, 이 글을 발행하는 날도 3월 8일. 우연인 듯 필연 같은 이 순간이 새삼 의미 있게 느껴졌다.
나는 지금 '세상 여행'을 하는 중이다. 지난 50일간의 여정은 성공적이었다. 익숙한 것들을 넘어서고, 새로운 시선으로 사람들을 만나며, 세상과의 관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나는 바란다. 이 여행이 100일, 1000일, 10000일로 이어지기를. 그렇게 더 많은 날들을 지나며, 나는 또다시 나를 이해하기 위해 오늘도 나에 대한 글을 쓴다.
월요일 < 나의 삶을 도슨트하다 >
화요일 < 나의 삶이 나를 품다 >
수요일 < 브런치 작가 되길 잘했다 >
목요일 < 그 때, 그 시선 >
금요일 < 나의 삶에 호주를 담다 >
토요일 < 나를 품고 세상을 만나다 >
일요일 < 엄마의 그림, 너에게 닿기를 >
모두 새벽 5시 발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