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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시간

by 근아


나는 나 자신을 끊임없이 실험한다.

특히 브런치북에 글을 쓸 때는 더욱 그러하다.


브런치북의 전체적인 컨셉에 맞춰 글을 구성하면서, 나는 그 과정에서 반드시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하나씩을 정한다. 예를 들어, <나의 삶에 나를 담다>를 쓸 때는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여 내면의 자유를 쟁취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 자유를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했다.


실험하고, 경험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며 조금씩 나아갔다.


자유란 무엇일까. 글을 쓰며 그 의미를 점점 깨달았지만, 실제로 내 삶에서 체화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살아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나를 품고 세상을 만나다>에서는 개인적인 성장의 과정을 거친 후,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며 마주하는 경험들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공동체 속에서 나를 더욱 성장시키는 것이다. 혼자만의 성장을 넘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나를 확장하고,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 그 안에서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의 자리와 역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세상과의 연결 속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존재할 것인가. 무엇을 주고받으며, 어떻게 성장해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며, 또 하나의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가장 먼저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작년 성장의 과정에서 마주한 내 모습은 꽤 충격적이었다. 내 안에 알 모양의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나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 공간은 작고, 어두웠고,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 안에서 세상을 조심스럽게 엿보며, 닿지 않는 거리에서 관찰하는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 알의 존재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단단한 벽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광활한 공간이다. 마치 무한한 우주를 품은 듯, 내면은 더 이상 답답하고 닫혀 있지 않다. 오히려 확장되고, 열려 있으며,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가능성으로 가득하다.


내 안에 우주가 있음을 실감하는 중이다.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계기는, 나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홀로 오픈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독서 모임이었다. 처음에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었지만, 점차 나처럼 사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많지는 않았지만, 매일 이 시간을 찾아오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각자의 내면을 탐색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그 과정이 서로에게 영감이 되었다. 나는 매일 두 시간, 이 시간을 책임지며 꾸준히 이어갔다. 어느덧 6주가 흘렀다. 단순한 독서 모임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질문을 던지고, 깊이 사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갔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나’로부터 시작된 이 경험이 ‘우리’로 확장되어 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혼자만의 사유가 아닌, 타인의 시선과 이야기를 통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볼 용기가 필요한 시간. 그 용기가 모여 만들어진 공간에서,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탐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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