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무위 속에 있다

by 근아

하늘과 태양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그랗게 나를 품고 있는 산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오르고 내리는 산능선의 리듬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와 나를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의식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그 리듬에 맞춰 호흡하고 있다.


그제야 긴장으로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나른해진다.


풀리려 애쓴 적도 없는데,

몸은 스스로 힘을 내려놓는 쪽을 안다.


하늘은 점점 자기만의 색을 찾아가고,

그 빛은 창문을 넘어, 문턱을 넘어

집 안 깊숙이까지 스며든다.


빛은 서두르지 않고,

머뭇거리지도 않는다.

그저 닿을 수 있는 곳까지

자기 속도로 들어온다.


깨끗했던 하늘은

구름으로 색을 입힌다.


시간의 흐름을

하늘이 가득 담아낸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이 지나가는 쪽에

그저 함께 있다.


붙잡지도, 밀어내지도 않고

지나감이 지나가도록

자리를 내어준다.


서울에서

처음 맞이하는

'살아있는 자연'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자연은

자기 리듬으로

스스로를 살아낸다.






새로 이사한 엄마의 집에서 첫 번째 새벽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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