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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이 Jul 11. 2024

하와이 렌터카부터 대중교통까지, 현지인처럼 이용하기

aMAYzing Life in Hawaii ep.12

어느덧 3주가 훌쩍 흘러 이사를 며칠 앞두고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게 좋기도 했지만 이미 정들어 버린 다이아몬드 헤드 민박집 이모와의 이별은 아쉽기만 했다. 이모의 타박마저 정겨웠다. “뭘 그 비싼 데를 예약했을까, 여기가 딱이구먼…”


맥시멀리즘이라는 건 핑계고

남편 손에 들려온 것까지 고스란히 내 짐이 되고 나니 이걸 싸매고 어찌 이사를 하리오… 이 핑계로 생각한 것이 바로 하와이에서의 뚜벅이 생활을 탈피하고 기동력을 갖추자였다.  


하와이에도 우리나라 생활정보지와와 같은 몇몇 대표적인 커뮤니티가 있다. 주로 하우스 렌트를 알아보느라 한국에서부터 눈여겨보던 곳인데 이모댁과 그다음집까지 모두 이곳에서 찾기도 했다.


내가 주로 이용했던 곳은 ‘하와이교차로’와 ‘하와이사랑’ 두 곳.
오랜 기간 미국유학을 한 지인의 추천으로 ‘크레이그리스트 (Craigslist)’도
기웃거려 보았지만 흉흉한 루머가 많은 곳이다 보니 선뜻 내키진 않았다.  


취향 소나무의 장기렌터카, 원픽은?

이번엔 ‘장기렌터카다!’ 하며 열심히 차를 찾던 중 딱 내 차다 싶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스바루 포레스터’였다. 평소에도 큰 차를 선호하는 나는 이곳에서도 취향을 숨길 수가 없었다. 골프백은 기본이고 나름 하와이에 왔으니 아직 탈 줄도 모르지만 부기보드쯤 하나 싣고 다녀야지 생각하니 작은 차엔 눈이 가지 않았다. 다행히 차주도 한국사람으로 말이 잘 통하는 분이었다. 네고의 여지가 있을 것 같기도 했거니와 나의 무서운 추진력으로 연락을 나눈 지 몇 분 만에 바로 예약을 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5개월 간 동고동락한 애증의 스바루 포레스터


예약을 마치자마자 거실에서 TV를 보고 계신 이모에게 쪼르르 달려가

“이모 저 이사도 앞두고 해서 이참에 장기 렌터카 계약했어요" 하니,

“뭐? 이사할 때 어련히 도와줄까. 뭐 하러 비싸게 돈을 써~. 네가 아무리 매일 우버를 타고 다녀도 그 돈보다 쌀 텐데….”  아, 그렇지. 이모 말씀이 백번 옳았다. 한 달에 100만 원이 웃도는 돈을 심지어 몇 달씩이나 덜컥 저지른 것이니 걱정이 되시고 말고!


내 돈을 마치 본인 돈처럼 생각하고 아까워하는 이모의 훈계를 들으니 괜한 짓을 한 것 같아 30분이 채 되지 않아 다시 컴퓨터 앞으로 향했다.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사실 학생 신분으로 그럴 형편이 안되는데 없던 일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라며 비굴모드의 메시지를 전송했다.  


그러려고 그런게 아니지만. 갑자기 ‘네고왕’이 된 오월이

다른 소릴 하는 나를 보며 황당했을 차주인은 되려 무슨 흥정하려고 말 꺼낸 것처럼 상황이 급반전되며, 네고 모드로 회신을 해왔다. 그럼 같은 비용으로 한 달을 더 쓰란 거부할 수 없는 응답이….


“그래! 뭐 이 정도면 한국 돌아갈 때까지 편하게 쓸 수 있겠지….” 다시 가동된 긍정 회로. 결국 계약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마침내 이삿날이 되었다.   


약속된 시간이 지나도록 차주인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고…

학교를 마치고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지만 차주에게 연락마저 되지 않자 불안이 엄습했다. "나름 큰 결정을 내린 만큼 이러면 안 되는 건데…" 걱정은 커져갔지만 달리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나는 무작정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쯤 흘러 허둥지둥하며 주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죄송해요. 낮잠이 들어서 그만…”

휴우~ 그래… 하와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고... 움츠린 어깨로 차에서 내리는 그분께 더 당당히 트렁크에 짐들을 좀 실어달라 요청했다.


참고로 이런 개인 간 거래에서 차주가 꼼꼼하고 정직한 양반이라면 문제 될 게 없겠지만 계약 관련한 어떠한 서류도 없는 게 불안해서, 사전에 차주께 양해를 구하고 직접 계약서를 써서 준비해 갔다.


[당시 사용했던 계약서 내용 일부 발췌]

차량 대여 계약 내용입니다.

1. 대여 차종 : 스바루 포레스터 2021 휘발유(Unleaded)

2. 대여 기간 : 2023년 6월 1일 ~ 10월 31일 (총 5개월/딜리버리 포함)

3. 렌탈 비용 : 총 △△달러 (6/1 기준환율 1,311원 기준 한화 △△△원)

4. 지급 계좌 :  국민은행 △△ ☐☐님 앞으로 대여 개시일(6/1) 전액 지불 완료

5. 자동차 보험 : 공식 국제운전면허 취득한 자에 한해 운전 가능한 컨디션의 보험 가입 완료했고, 대인/대물 일체 커버됨. 단, 일부 귀중품에 한해 대물 적용 불가할 수 있음.

6. 특이사항 :
- (1) 대여 기간 동안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 한해 ☐☐님 추가 비즈니스를 위한 요청을 수락할 수 있을 경우 협조키로 함. 단 사전에 일정 협의 필수이며 해당 사용 기간만큼 일비 산정하여 별도 현금으로 지급받기로 함.
- (2) 대여 기간 동안 임차인의 부주의(차량 내 소지품 도난)로 차량 앞 유리창 파손될 시, 수리에 대한 금액은 임차인인 본인이 지급하는 것에 동의함. 단 ☐☐님의 추가 렌트 비즈니스 기간 동안 발생한 것은 제외함.


그간 이런 고객이 없었던 탓인지 차주인은 계약서를 보고 내심 놀란 눈치였지만.


아쉬웠던 보험 적용 약관, 너란 렌터카 참 쉽지 않다

내 입장에서 따져보았을 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바로 보험 적용이었다. 특이사항으로 차주가 짚었던 부분 "나의 부주의로 인한 차량 파손(1,000달러 이하)은 내 몫"이 될 거란 부분이었는데 이 찜찜함은 훗날 차량반납 시 진짜 내 몫으로 돌아오고야 말았다… 여하튼 그 외에도 잦은 차주의 요청으로 렌터카가 다시 렌트되는 희한한 상황에 놓이며 예상치 못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도 했었다.


외국에서 개인 간 거래로 렌트를 하는 이유는 공식 렌터카업체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상당히 저렴하단 이유겠지만 그로 인해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동반되는 건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


혹 나와 같은 선택을 고려하고 있거나 또 다른 선택지엔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해할 이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May’s Advices

1년 이내 체류를 고민한다면?

추천! 하와이 교통수단


01. 버스

오아후섬의 거의 유일한 대중교통수단인 버스, 버스 이용 시 ABC스토어에서 HOLO CARD 구매 후 사용 필수!

데이패스(1일권) : 현금으로 구매 필수 (성인 $7.5) *스마트카드에 요금 충전식이라 하루 2회 이상 탑승 가능

월간패스(월초부터 월말까지 1개월) : 공식홈피 (holocard.net) 에서 회원가입 및 신용카드 등록 후 구매 또는 알라모아나센터 등 오프라인 충전소 이용 (성인 $80) *만약 매일 버스를 이용할 경우 약 20일은 무료탑승이나 다름없다.


02. 자전거

와이키키뿐만 아니라 호놀룰루 지역 곳곳에 위치한 하와이 자전거 대여 서비스 'biki'. 우리나라 따릉이처럼 쉽고 간편하게 대여 및 반납이 가능해 많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학생을 포함한 현지인 이용도 활발하다.(대여기에서 한국어서비스 이용가능)


03. 공유택시

버스노선이 애매한 곳이나 심야시간이라면 비교적 안전한 택시 추천. 그때그때 요금이 다르니 우버(Uber)와 리프트(Lyft) 앱을 깔고 목적지까지 요금을 비교하며 타길.


04. 렌터카

와이키키 시내 곳곳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렌터카 업체가 상주하고 있는데 그 요금이 상당하다. 단기 여행자라면 대중의 공유차량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Turo'를 추천. 딜리버리 서비스를 포함해도 요금이 저렴한 편. 단, 보험은 빵빵하게 들어 놓기를 권한다.


05. 중고차 구매

아이 교육을 위해 1년 이상 장기 체류하는 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법이 바로 현지에서 중고차를 구매하는 것이다. 현지 자동차 보험 가입 문제도 그렇고 차량 고장으로 수리를 맡기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난  패스했지만, 구매 전 꼼꼼하게 차량상태나 사고이력 등을 확인하고 스마트한 거래를 한다면 체류 기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물론, 되팔수 있는 기회도 고려해볼 수 있으니!)


이렇게 나는 3주간의 다이아몬드헤드의 이모집 생활을 뒤로하고 처음 계약했던 신축 콘도로 향했다.

► 신축 콘도 렌트기가 궁금하다면? 하와이 정착기 첫 번째, 나는 왜 현지에서 집을 구했나




May’s Gallary
by Tim Nguyen @Downtown Art Center

한폭의 그림이지만 누구나 하와이에서라면 꿈꾸는 장면이 아닐까 싶다.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다 하늘과 파도가 멋진 해변에 멈춰서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바라볼수 있는 그런 Scene. 누군간 부기보드 하나면 겁도없이 바다로 뛰어들테지... 하와이의 자유로움, 그리고 대자연의 선물같았던 멋진 시절을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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