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지난 1년간 명리를 함께 공부한 도반들, 가르쳐주신 스승님과 함께 엠티를 다녀왔다. 자차로 가는 나는, 숙소가 역에서 조금 먼 곳에 있는 것 같아, 사전준비할 때 카풀이 가능함을 알리고 도반들과 만날 약속을 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던 엠티 추진단장님이 내 일주인 병술일주에서 따와 ‘병술택시’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지어주었다. 평소 운전하는 걸 좋아하던 터였고, 수업중에 운전이 수기운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뭔가 건조한병술일주에 수기운이 더해지니, 균형이 잘 맞겠다는 느낌이 왔다.
그렇게 마트에서 일용할 간식과 물을 싣고, 도반들과 함께 여러 번 이동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택시앱에서 가야 할 목적지를 찍을 때, 내 인생의 행선지가 어디쯤인지 궁금한 손님들은 자신의 사주명식도 함께 입력하는 거다. 그러면 나는 도착지까지 가면서 손님의 사주팔자를 들여다보고 그가 궁금해하는 내용에 조언을 해주는 것. 병술택시뿐만 아니라 60개 일주 택시가 있어 자신의 일주에 맞춰 타거나 친구나 연인이 궁금할 때 함께 타도 좋겠다.
이 브런치의 이름을 ‘현림의 개.운.한 인생’으로 정했지만, ‘병술택시’라는 닉네임도 부를수록 정이 간다. 우리 각자는 자신 앞에 이미 또렷한 길들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걸어갈지 말지, 혹시 다른 길들이 또 어딘가에 있지는 않은지, 걸어가다가 찾아올 행불행은 또 어떨지, 오리무중인 경우가 많다. 그때 스윽 등장해 함께 길을 찾아가는 병술택시가 되고 싶다.
조금 걱정인 것은, 올해 갑진년부터 향후 5-6년간 수기운이 없는 해들이 이어지는데, 조열한 사주명식을 가진 나는 심혈관이나 위장 쪽으로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이다. 병술택시에 생수 한 박스는 기본, 가다가 졸음쉼터에서 휴식도 충분히 하면서 수기운을 잘 보충해서 지내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