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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Y Aug 03. 2016

7w_하루아침에 임신부 모드

나만 이러는 거 아니겠지

                                                                                                                                                                              

좀 게을러져도 괜찮을까

정말 너무 신기하게도, 테스트 결과를 확인한 후 거짓말처럼 모든 증상이 찾아왔다.
입덧이 찾아옴과 동시에 임신을 확인해서인지, 임신이라는 사실에 내 심리와 호르몬에 변화가 생겨서인지
그 순서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에게도 그분이 오셨다. 메스꺼움, 울렁거림, 소화불량, 배 통증..
뿐만 아니라 체력은 급속도로 떨어져 조금만 움직여도 피곤하고 잠이 굉장히 많아졌다. 어렸을 때부터 온 식구 다 낮잠을 잘 때도 난 혼자 말똥말똥했었는데... 한국에서보다 살림은 덜 하는데도 매시간 피곤해하며 낮잠도 꼬박꼬박 자고 있다.  





잘 있다는 너의 신호라 믿을게

빵을 좋아했었는데 이젠 그 냄새가 싫다. 계란 반숙은 입에도 못 대고 완숙으로 익힌 흰자만 겨우 먹는다.
밥 냄새, 냉장고 냄새, 허브 향을 참을 수 없어졌다. 특히 이 곳의 길거리에서 나는 중국 음식 냄새는 정말 정말 정말 참을 수 없다. 

갑자기 추워졌다가 갑자기 땀이 나기도 하고, 새벽에 화장실 가느라 자꾸 깬다.
많이 걷지 않는데도 다리가 아프다.
빈 속이면 속이 쓰리고, 무언갈 먹으면 입이 너무 텁텁해 양치가 하고 싶다.
양치할 때마다 구역질과 구토의 사이를 넘나들고 있다.
입이 자꾸 바짝바짝 마르고 갈증이 나는데 물도 잘 안 넘어간다.

이 모든 게 다 아기가 잘 있다는 신호이려니.
'우리 아기 잘 크고 있구나!! 우쭈쭈 우쭈쭈 건강히 잘 크렴'라고 생각하려 하지만.. 눈물 콧물 흘려가며 변기 끌어안고 있을 때는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든다.





궁금해서 못 참겠어

8주 지나고 나서 병원 가는 게 좋다는 말에 병원 가는 날만 기다리는 중.
대체 지금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서 찾아본 다큐멘터리.

[KBS 의학 3D 다큐 - 태아(1부 만남, 2부 교감)]

2012년도에 방영된 프로그램이지만 예비 엄마 아빠가 보기에 참 좋아요. 추천합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Uy8Lb4oEaiA
http://www.youtube.com/watch?v=uKlqURhUang


지금 얼마나 컸을지 영상으로 대신 확인하기.

수정되고 배아기-태아기 이렇게 커가는 영상이 정말 신기해서 넋 놓고 보게 된다.





이렇게 작디작은 아가가 심장도 있고, 점점 더 사람의 모습으로 커 간다는 게 참 신기하다.
손가락 한마디도 안 되는 크기인데! 정말 인체의 신비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니 더 점점 더 소중해진다.
처음엔 예쁘고 착하고 똑똑한 아기이길 바랬는데...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의 마음으로 바뀐다. 







요즘 푹 빠진 노래

아직 태교를 하기엔 좀 이르지만, TV와 멀어진 요즘은 노래를 듣는 게 일상의 큰 재미이다.
그러다 듣게 된 두 번째 달의 '사랑가'
어쩜 이리 노래가 사랑스러운지. 이몽룡과 춘향이의 사랑노래이지만 난 아가 생각하면서 듣는다. 기타+아코디언+바이올린 등의 서양 악기가 더해진 판소리라니. 남편이 태교 참 특이하게 한다고 날 보며 웃었지만, 듣고 듣고 또 들어도 기분 좋아지는 노래 :)

♪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입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

**기분 참 좋아지는 노래예요. 꼭 한번 들어보시길**










아가야.


중국에 있는 지금, 아직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너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있는 중이야. 조금 더 자라고 병원에서 우리 만나고 난 다음에 그때 알릴 생각이야. 다들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얼마나 두근거리는지 아니 :)

그런데 엄마는 지금 모르는 거 투성이라서.. 어느 병원을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소식을 전하며 몇 가지 질문을 남겼어.

입덧이어도 잘 먹고 입맛 안 맞아도 잘 먹고 건강히 지내라는 안부와 병원 정보들은 물론, 가까운 곳에 있으면 직접 챙겨줬을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는 이야기까지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이 너를 축하해주고 엄마를 걱정해줬단다.

그분들도 엄마이기에, 같은 과정을 겪은 엄마니까. 온라인이지만 많이 베풀어 준 그 情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아가야, 그 덕분에 엄마는 좀 더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단다. 
이렇게 예쁜 사람들 얘기만, 예쁜 세상만 보여주며 살면 좋겠구나♡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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