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등원시키기
아내는 아침에 출근했다.
현재 시간 8:20. 10시까지 유치원에 등원해야 한다. 나에게는 1시간 40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이 있다.
지금부터 결코 쉽지 않는 나의 하루가 시작된다. 나의 아들 수현이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미션은 옷 입히기
유치원에 가기 위해서 옷을 입어야 한다. 하지만 도망 다닌다. 꺄르르륵~~~
"옷 입자"
양말 한쪽을 신다가 안방으로 도망간다. 침대 위에서 나를 밀더니 본인은 다시 거실로 도망간다.
"잡았다." 생각한 순간 나를 뿌리치고 자기 방 침대에 숨는다.
"나 잡아봐라."
이쯤 되면 얼굴이 열이 슬슬 올라오기 시작한다.
"수현아~ 장난 그만치고 빨리 와~~"
결국 침대 위에서 마치 레슬링 하듯 힘으로 제압해서 다른 쪽 양말을 신긴다. 그리고 바지를 입힌다. 반항하듯 발버둥 친다. 제 뜻대로 되지 않느니 소리를 지른다. 내가 잠시 힘을 빼는 순간 빠져나와 꺄르륵~~ 웃으며 또 도망친다.
바지와 상의 재킷을 입혀야 하는데~~~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 옷 하나 입히는데 30분 걸렸다. 다른 날보다는 빨랐다. 평소 하루 에너지의 최소 30프로 이상을 소비했다.
겨우 차에 태워 유치원 정문 앞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아빠 나 놀이터에서 조금만 놀게" 하며 미끄럼틀로 뛰어오른다.
나의 허락을 받을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유치원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 날씨도 추운데 감기 들까 봐 걱정이다.
"아빠! 지금부터는 아빠가 악당이야. 나 잡아봐!"
나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악당이 되었다. 악당이 되어 그를 잡아 유치원 안으로 집어넣어야지.... 그를 잡아서 번쩍 들어 유치원 안으로 들여보내려는 순간 발버둥 치며 내려놔요. 아빠....
이렇게 또 최소 30분이다. 결국 유치원 원감 선생님, 담임 선생님이 교무실에 있는 거북이 밥 주자며 데리고 들어갔다.
오늘도 지각이다.
더 걱정은 하원이다.
등원하는 길 비디오테이프를 거꾸로 되감기 한다.
그리고 더 어려운 미션이 기다린다. 그것은 바로 씻기와 저녁 먹이기...
아들아! 고맙다. 덕분에 오늘도 숙면한다. 그리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