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내 담배

by 이경

https://www.youtube.com/watch?v=412Diu7cUgg


Atahualapa Yupanqui - <Pobrecito Mi Cigarro>


좋아해서 가끔 찾아 듣는 곡인데, 뮤지션 이름은 좀처럼 잘 외워지질 않는다. 평생 못 외울 듯. 아타우알파 유빵끼라는 뮤지션의 <포브레씨토 미 씨가로>라는 곡으로 이게 '불쌍한 내 담배' 뭐 그런 뜻인가 보다.


불쌍한 내 담배, 언젠가 너를 탓하겠지, 내 심장이 멈출 때, 뭐 그런 가사.


음악 웹진 리드머에 처음 썼던 글이 '담배'와 관련된 글이었다. 빈지노, 쿨리오, 마이노스 등의 담배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 담배와 관련된 몇몇 곡들을 추천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유빵끼의 <불쌍한 내 담배>였다.


그때는 노년에도 들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곡이 아니겠는가 싶었지, 60, 70 되어서도 담배 태우면서, 으으읔 불쌍한 내 담배, 언젠가는 너를 탓할 거야, 으으으읔 하면서, 깔깔깔.


나름 끽연가이고 애연가였는데, 그런 내가 작년 3월에 뚝 담배를 끊어버린 것이다. 아아아아아. 사회성이 심히 부족한 탓에, 사람들에게 말 걸기를 잘 못해가지고서는 누군가 담배라도 태우면, 아아, 그렇담 우리 같이 담배 타임이나 가져볼까요, 하면서 말을 섞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럴 일도 사라졌으니 사회성 향상의 기회도 함께 줄어들게 생겼다. 쳇.


요즘은 시대가 좀 그래 가지고, 누군가에게 어떤 질문을 할 때, 아 이게 좀 실례가 되는 질문은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남성들에게는 그런 게 없는데 여성분들에게는 "혹시 담배 태우십니까?" 묻는 게 좀 실례가 아닌가 싶어진달까.


요 며칠 담배를 태우는 한 여성 편집자의 글을 읽었다. 아, 편집자님, 우리 함께 담배나 한 대 태우면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하는 상상을 하다 보니 뭔가 아쉬워졌다. 어쨌든 나는 금연가가 되었으니까. 가끔 누군가와의 어색한 시간을 담배로 죽이던 시간들이 그리울 때가 있다.


다른 의미로, 불쌍한 내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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