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광고와 작가 빌런

by 이경



출판사에서 신간 서평단을 모집하는데 인스타 광고를 걸었습니다. 두둥. 책 하나 만들려면 수백에서 수천만 원 깨지고, 깨진다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아무튼 깨지지 않겠습니까.


근데 얼마 전까지 생판 모르고 지내던 출판사 사람들이, 오로지 글 하나만 보고, 큰돈을 투자해서 책을 만들어주고, 서평단을 꾸리는 데에 또 광고까지 하는 거 보면 뭐랄까요. SBI... 사랑, 받고, 있다...


아, 이거 아니고. 암튼 뭐랄까, 언제 어디서 누가 나에게 이런 투자를 하겠는가, 아, 징짜 열심히 살아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졍.


서평단 다섯 명 모으는데 한 서너 분 지원하면 어쩌나, 조마조마하며 댓글 달리는 걸 보고 있는데 그래도 모집인원보다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네영.


여윽시 요즘에는 글을 잘 써보고 싶다, 하는 분들이 그만큼 많이 생긴 것이 아닌가. 이런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글쟁이가 쓴 글쓰기 책에도 관심을 보여주시고 말이졍. 다들 땡큐 쏘 마치...


이렇게 출판사에서 크든 작든 책 광고를 해주고 하면 저는 좀 뭐랄까, 마음이 간질간질해지는 게, 좀 그래영. 아, 출판사에서 투자한 만큼 효과가 있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말이졍.


가끔 출판사에서 말하는 이런저런 저자 빌런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질 않겠습니까. 왜 내 책은 광고 안 해주냐, 왜 이 서점엔 내 책이 안 들어와 있냐, 왜 내 책에는 굿즈가 없느냐, 왜 내 책을 많이 못 팔고 있느냐 하는 빌런 선생님들의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아 역시 사람은 이렇게 낯짝이 두꺼운 면이 있어야 성공을 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나는 결코 성공하는 삶을 살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졍.


이번이 네 번째 책인데, 더 이상 주변 작가들의 성공을 보며 배 아파 할 수만은 없다, 그동안 속만 터져오던 나도, 이제는 책이 터질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 하고 있습니다.


출판이라는 게 7 : 3 혹은 9 : 1 법칙 뭐 그런 걸로 돌아간다고 익히 들어왔습니다. 잘 팔리는 소수의 책의 잘 안 팔리는 대다수 책의 부진을 메꿔가는 사업이라고요. 저도 이번만큼은 잘 팔리는 소수의 책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지 아니한다면, 그때는 저도 이 거친 출판업계에서 빌런이 되는 수밖에 없겠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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