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그랩 눈마사지기 써보신 분? 이거 좋나영? 저는 답정너입니다. 이미 주문했으니까 제 기분을 생각하여 안 써보셨어도 좋다고 얘기해 주세요, 네네.
하루하루 비문증과 싸우느라 인스타 홍보에 한번 속아 넘어가 보도록 합니다, 네네... 주로 올리브영에서 1회용으로 파는 눈알 데워주는 안대 사다 썼는데, 1회용으로 여러 번 돈 나가나, 눈 마사지기를 하나 쓰나 돈 나가는 건 매한가지인 것 같아서...
2. 올리브영 가면 저는 어쩐지 기분이 좋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음... 여자들이 막 인사해 줘서 그릉가... 처자가 없다면 올리브영에서 프리터족으로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능... 어서오세영, 올리브영입니다앙~~
암튼 요즘에는 올리브영에서 저칼로리 1+1 곤약 워러젤리를 자주 사다가 먹습니다, 네네.
3. 요 며칠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헌치백>이랑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이었다는 <욕지거리>를 같이 읽고 있다. 둘 다 좀 아픈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둘 다 초반부 읽고 있어서 뭐 잘 모르겠습니다... 저에겐 온전히 책 하나를 읽을 수 있는 집중력이라는 게 출타하였기 때무네...
암튼 지금까지 읽은 바로 <욕지거리>에서는 안구질환이 있는 구십 대의 할매가 나오는데, 아마 비문증인 듯. 눈에서 막 벌레 기어 다니고 그런다고... 그거 보면서... 아니 나이 90에 비문증 있는 거면 그거 엄청나게 선방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암튼 눈마사지기 써보신 분 이거 좋습니까?
4. <헌치백>은 실제 척추 장애가 있는 여성이 쓴 중편이라는데... 역시 초반부까지만 읽어서 아직 잘 모르겠다... 근데 <헌치백> 읽으면서... 페친 중에 휠체어 타면서 생활하시는 선생님 한분이 계시는데 그분 생각이 좀 났다능.
굉장히 글을 정갈하게 쓰시는 분이라서... 그러니까 글의 외형만 보더라도 문단이 딱딱딱 떨어지게끔 쓰시는 분이라서, <헌치백> 같은 소설도 나오고 하는데, 이분도 책을 한번 써보시면 좋지 않을까, 책 하나로 묶을만한 이야기가 분명 있을 거 같은데,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능.
5. 며칠 전에 거래업체 분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제가 이분이랑 페친이긴 하거든영? 저에게는 뭐랄까, '슈퍼갑'이라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네네.
근데 페북을 거의 안 하는 분이라서... 저는 지금껏 눈치를 안 보고 전체공개로 그냥 글을 쓰고 있었는데... 며칠 전 만남 자리에서 문득 저에게... 페북에 올리는 글 이야기를 하시면서...... "너는 이제 완전히 작가로 살기로 한 거야?" 하셔가지고오오.... 아이고 무슨 말씀을, 작가 그거 뭐 제대로 돈벌이나 됩니까, 저는 그냥 월급의 노예로 살면서... 열심히 회사 생활 하면서, 작가 그거슨 그냥 취미로다가... 헤헤헤헷.... 하고 얼버무렸는데... 암튼 좀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소름이 돋아가지고오오오...
6. 근데 슈퍼갑이 저를 보고 방긋 웃으며 말하기를, "아휴 그냥 한 대 쥐어박고 싶네." 하더라고요? 한 대 쥐어박고 싶다아아아... 하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저는 어쩐지 조금 알 것만 같았어요. 그것은 이 험난한 사회생활에서 내가 하고픈 일을 찾아 하는 것이 그에게는 뭔가 대견해 보이면서도, 뭐랄까, 또 같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이놈의 자식이 일은 제대로 안 하고 글쓰기에만 매진하여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약간의 걱정과 또 아무리 중년남이라지만, 저의 귀여운 얼굴을 보면 뭔가 좀 약이 오르는 느낌도 들 것이고... 그래! 슈퍼갑이 저를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것은 마치 와타야 리사가 쓴 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의 제목과도 같은 느낌이 아닐까요! 아니면 천상병 시인이 '요놈 요놈 요 이쁜 놈' 했던 것 처럼...아닌가아... 헤헷.
7. 저는 지금 반말과 존댓말을 같이 섞어가면서 쓰고 있는데요.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스무스하지 않습니까아? 네? 헤헤헷, 아닌가아아. 제가 생각해보니까능 2022년 <난생처음 내 책>으로 2023년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로 2년 연속 오디오북 지원 사업에 선정이 되었단 말이졍? 이것은 분명 저의 글이 오디오북으로 듣기에 좋은, 그만큼 술술술술 읽히는 뭐 그런 글이라는 뜻이 아니겠는가아아아아아아아.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오디오북 많이 들어주십셔, 네네.
8. 어디서 그랬더라. 의사들이 나오는 한 방송에서 그랬나. 외과의사는 칼잡이이고, 내과의사는 약쟁이라고.
나는 지금 네 명의 약쟁이에게 진료를 보고 있는데, 어제는 하루 종일 병원투어를 했다. 의사 선생님 세 분에게 진료를 보면서, 각각 3개월치의 약을 받아온 것. 한 2주 후에 병원을 한번 더 가야 하지만, 그거 갔다 오면 12월, 1월 또 두 달 정도는 병원을 안 가도 된다. 병원을 안 가도 되는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지금 하루에 먹고 있는 알약은 일곱 알. 어제 한 내과 선생님에게 좀 징징거렸더니 약 하나를 줄여주셨다. 약이 잘 드는 거 같으니, 당장에 끊을 수는 없어도, 좀 줄여보자며.
첫 책을 내기 전, 온라인에 글을 쓸 때 지인 하나는 나에게 '감수성 대마왕'이라고 불러주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가. 다행히 약발은 잘 받는 느낌. 한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약이나 주사가 몸에서 반응을 안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새로운 약이 하나씩 늘 때마다 속으로 읊조린다. 나 감수성 대마왕이니까... 약 잘 들 거야... 잘 듣겠지...
네 곳의 내과를 돌다 보면, 두 곳은 괜찮은데, 두 곳은 갈 때마다 좀 심란하다. 대기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세상에는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한다. 여하튼 이달에 남은 병원 일정은... 나에겐 좀 의미가 있다. 어떤 의미가 있나면은...
9. 매년 후회하는 일. 매년 아, 올해는 소설을 써야지, 생각하지만 지내다 보면, 어느새 에세이 책이 계약되어서는 에세이만 쓰게 된다. 에세이 하나 뚝딱 끝내놓고, 아, 이제 진짜 소설을 써야지, 하면 또 어느새 에세이 하나가 계약되어 있고...
나는 소설과 에세이를 동시에 쓸 수 있는 멀티가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잘 안 되네. 첫 책(소설)과 두 번째 책(에세이)은 동시에 썼던 기간이 분명 있었는데... 여하튼 다음 책도 에세이이고, 요즘은 원고를 고치고 있다. 이러다가 인생 종 칠 때까지 소설은 다시 못 쓰는 게 아닌지.
또 매년 다짐하고 실패하는 일 하나는, 신춘문예에 단편 써서 보내볼까 하는 건데... 역시나 신춘 시즌이 되면 움찔움찔하다가도 아무것도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래도 올해는 브런치 공모전에 글을 보냈으니까...
에,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면, 올해는 시를 좀 읽어야지, 하는 건데 이것도 매년 다짐하고 매년 실패하고 만다. 인간은 후회하기 위해서 태어났나 싶기도 하고...
10. 어제는 집에 가기 전 영풍문고에 들러 중편 <헌치백> 12,000원과 <시인의 말 모음집 -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3,000원짜리 책 두 권을 사들고 왔다. 책 두 권에 15,000원. 근데 카운터에서 적립금 쓸 거냐고 물어봐서, "얼마 있는데영?" 했더니, 13,000포인트 있다는 거. 결국 책 두 권을 2,000원 주고 들고 왔다능... 인생은 아름다워...
<시인의 말 모음집 - 내가 아직 쓰지 않은 것> 읽고서는 좋은 글 있으면 시집 찾아 읽어야겠다는 또, 지키지 못할 다짐을 해보면서...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