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는 뮤지컬 <시스터 액트>를 봤다. 뮤지컬 보면서 '오 해피 데이'는 언제 나오나, 그것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안 나왔다. 뮤지컬 같이 본 사람 말로 '오 해피 데이'는 시스터 액트 2편에 나오는 거라고... 분명 영화를 1, 2편 다 봤는데도 기억도 안 나고... 암튼 뮤지컬을 보는데 자꾸 머릿속에서 <시스터 액트>의 수녀복을 입은 우피 골드버그와 영화 <사랑과 영혼>에서 영매사 역할을 했던 우피 골드버그가 번갈아 떠올랐다. 뮤지컬은 유쾌하고 재밌었다능. 영화 다시 보고 싶은데 넷플릭스엔 없구만.
오늘은 <컴 프롬 어웨이>라는 뮤지컬을 봤다. 911이 벌어진 날 캐나다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911로 불시착한 사람들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도움을 주는 내용인데 인류애가 차오르는 뮤지컬이었다. 누군가 어려움을 겪었을 때 나는 이런 무조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IMF 시절의 금모으기 운동이 떠오르기도 했다. 여러 배우들이 1인다역을 했고, 정영주와 김아영의 합이 좋았다. 재미난 건 1막이 75분, 인터미션 20분, 2막이 35분이었다. 나는 2막이 이렇게 짧은 뮤지컬은 처음 보았다. 그냥 인터미션 없이 쭉 진행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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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내가 무얼 하고 있었는지, 잊기 어려운 두 날이 있는데 911과 416이다.
911이 일어나던 때 나는 방위산업체로 공장에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새벽까지 911 관련 뉴스를 보다가 늦잠을 잔 나는 직장상사에게 거짓말을 하고서 그날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 4년 넘게 회사를 다니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결근을 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