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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배알의 안위를 우려케 하는 사람들

by 이경


오늘의 알라딘발 도착 책은 두 종. 양탄자 배송이라 책 기다린다고 퇴근도 좀 늦게 했다. 도대체 책이 뭐라고.


무엇보다 오늘 받은 책들은 모두 내 배알의 안위를 우려케 하는 이들의 책이다. 어째서냐 하면.


1. 글밥 김선영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글밥 김선영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하게 책을 내기 시작한 분이다. 나는 2019년 첫 책을 내고 지금까지 다섯 종을 내었고, 김선영 쌤은 2020년 첫 책을 시작으로 역시 다섯 종을 내었다.


김선영 쌤과 나의 차이가 있다면 나보다 훨씬 책을 잘 판다는 것이다... 아, 나의 배알이여...

고백하자면 김선영 선생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인데 나는 줄곧 이분을 조금씩 오해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선영 쌤이 처음으로 내신 책의 제목이 <오늘 서강대교가 무너지면 좋겠다>였기에, 나는 혹시 작가가 반사회적인 인물이 아닌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방송작가였던 것. 그 후 선영 쌤은 이런저런 글쓰기 책을 내고 중쇄에 중쇄를 거듭, 2022년엔 <어른의 문해력>으로 예스24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으아아아 나의 배알!!!


여하튼 그런 김선영 쌤의 신간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aka 따쓰해가 나왔다. 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왜 '따쓰해'로 줄인 거지. '따글좋'이 더 자연스럽지 않나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따쓰해'와 '따글좋'을 번갈아 웅얼웅얼거리다가, 아 이래서 선영 쌤은 책을 잘 팔고, 나는 글러먹은 것이야,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 책이 단순히 필사주의자의 필사 옹호, 추천책이 아닐까 오해했는데 그게 아니라, 좀 더 넓은 의미의 글쓰기 책인 듯. 이제 세 꼭지를 읽었는데 되게 좋네... 내 배알의 안위는 어찌 되려는가...


2. 봉부아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올해 에세이 <다정함은 덤이에요>를 냈던 봉부아 쌤이 신간을 그것도 소설로 <그걸 왜 이제 얘기해>를 들고 돌아왔다. 봉부아 쌤은 내 책 몇 종을 읽고 리뷰해 주셔서 알게 되었는데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첫 책을 내셨던 것.

아아, 내 책의 리뷰를 써주신 봉부아 쌤이 책을 내셨으니 잘 됐으면 좋겠다. 나는 어마어마한 질투의 화신이라 다른 글쟁이가 너무 잘 되기를 바라지도 않을뿐더러, 그런 나의 바람과 달리 너무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배알이 심히 꼬이는 데에도 불구하고, 봉부아 쌤은 잘 됐으면 좋겠다, 책 많이 팔리면 좋겠다, 뭐 그런 마음으로 지냈는데 내 예상을 훨씬 웃도는 호성적을 거두어버리셨다. 2쇄도 찍고, 3쇄도 찍고, 막 문학나눔에도 선정되셨던가. 내가 낸 책 다섯 종의 판매량보다, 단 한 권으로 더 많이 파신 건 아닐까 싶어서... 아아, 봉부아 쌤하고 그간 종종 댓글로 드립도 치고 그랬는데, 봉부아 쌤 완전 슈퍼스타 인기 작가 베셀 작가가 되면 나는 어쩌나, 앞으로 내가 먼저 말 걸기도 좀 그럴 거 같고, 자꾸 질투가 나는 내 모습 몹시 못나보여요, 어쩌지 조마조마 불안불안 부디 내 배알이 꼬이지 않도록, 봉부아 쌤 너무 막 심하게 잘 되지는 말아 주십시오,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새로 나온 <그걸 왜 이제 얘기해> 초반 몇 페이지를 읽는데, 글이 너무 막 통통 튀어서 읽을 때마다 내 배알도 같이 막 통통꾸불꼬불 거리는 것 같고... 아아아아 내 배알!!!!!!


암튼 두 종 모두 초반부 재밌네요. 제 배알의 안위를 우려해 가며 조심히 또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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