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전기장판에는 등을 붙이고 소파에는 뒤통수를 붙이고, 그렇게 모가지에 무리를 주어가며 책을 읽는데, '훗날의 보복을 도모하며 입을 꾹 다문다.' 하는 문장이 나온다.
도모하다... '도모'는 내가 참 좋아하는 어감의 단어다. 도모도모. 과일맛 젤리 모구모구가 떠오르기도 하고. 도모도모 모구모구 우구우구 우쭈쭈 고모이모 이모저모.
글을 쓸 때 보통은 플로베르가 말한 '일물일어설'을 염두에 두지만, 가끔은 적확함에서 벗어나더라도 더 마음에 드는 어감의 단어를 택하기도 한다.
도모라는 단어를 좋아하지만 삶 자체는 무언가 도모하며 살기보다는 대체로 즉흥적으로, 될 대로 되어라는 식으로 살아온 게 아닐까 싶다. 나이 마흔이 넘었는데 나도 이제 좀 세상을 도모하며 살아야 하는 건 아닐까.
그래서 토요일 오후, '훗날의 보복을 도모하며 입을 꾹 닫는다.' 하는 문장이 나오는 책이 무엇인가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