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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40117

by 이경



1. 올해는 싫은 것보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다면 좋겠다. 근데 쉽지가 않네.


2. 최근 한 소설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본문 인용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글을 보았다. 농담 삼아 평론가나 비평가를 두고서 사람들을 빡치게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직업이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비평에 개입하는 작가라니, 도대체 누구야... 하고서 기사를 찾아보았는데 소설가 한강이었다. 굉장히 의외였고, 실망스럽네.


3. 한 책쓰기 협회에서는 회원들끼리 서로서로 '천재작가'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걸 옆에서 보고 있으면 정말 개킹받는다. 천재가 아니라 돈으로 책을 쓸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그래서 그런지 의도가 어떠하든, 의미가 어떠하든 스스로를 '천재작가'라고 부르는 사람을 보면 흠칫하게 된다. 흠칫흠칫.


4. 3번 책쓰기 협회의 대표님 요즘 대천사 유리엘인지 유리겔라인지, 아무튼 대천사에게 계시를 받고 있다며 유튜브에 계시 내용을 수기로 적어 올려주고 있다... 하아... 결국 종말이 다가오는 겁니까...


5. 거실에 쌓아두고 읽는 책 중에 하나가 제임스 케인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인데... 이 얇은 책의 진도가 좀처럼 나아가질 않고 있다. 완독 할까 접을까 말까 그러고 있는 중.


6. 처음 출판사에 투고할 때 브런치에서 찾아본 글 중에 좋았던 몇몇 글을 꼽으라면... 일단 행성B 출판사 대표 림태주 작가님 글이 있겠고... 또 하나가 다산북스의 김선준이라는 이름의 편집자가 쓴 글이었다. '출판사는 투고 원고를 읽어보기는 합니까?', '당신의 투고 원고가 반려당한 이유', '나만의 진정성이 있는가' 같은 제목의 글들. 그 후에 김선준 편집자는 포레스트북스라는 출판사로 독립을 했는데... 최근에 재밌게 읽은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 바로 포레스트북스 책이었다. 이분 독립하시고 어떻게 지내시려나 판권 페이지를 보니 그 사이, 직원수도 엄청 늘어났고, 주소를 보니 출판사도 여의도에 있는 듯. 여의도에 출판사 많이 없는데... 원고 뭉치 들고 한 번 찾아가 볼까... (아님...)


7. 양인자 선생님의 <그 겨울의 찻집>은 거의 다 읽었다. 2부 내용은 10년 전 '샘터'에 실었던 글을 고쳐 쓰신 거라고. 내가 양인자 선생님의 노랫말을 좋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무척 재밌게 읽었다. 근데 이게 '바향서원'이라는 출판사의 첫 책인데... 서점에 얼마나 깔렸나 찾아보았더니... 교보문고에 배본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됐네... 광고료는 얼마나 쓴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시작(첫 책)부터 영혼 몰빵의 느낌이 느껴진달까...


8. 요즘 인터넷 서점에서 책들 보면 판매지수가 전체적으로 많이 낮아진 느낌. 나야 출판업을 하는 게 아니라 정확히는 몰라도 진짜 갈수록 책이 안 팔리는 느낌...인데 남들 걱정할 게 아니라 나나 잘해야지 모.


9. 다음 책은 오리무중이다. 당장은 뭘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데, 나도 한동안은 책쓰기 때려치우고, 일대일로 책쓰기 강의를 해볼까. 책 다섯 기획출판으로 낸 현직 작가의 출간 노하우! 한놈만 걸려라 식으로 주 1회 12주 코스 500만 원! 깔깔깔.


10. 인스타 하다 보면 가끔 스레드 게시물이 조금씩 보이는데, 여기는 뭔가 자신감 넘치게 확언을 하는 컨셉들 같네. 막 가슴 드러낸 여자들도 많이 보이고... 하아... 나도 여유증 있는데 자신감 있게 막 써볼까! 응?! 깔깔깔. 다들 자신감 넘쳐서 너무 좋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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