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섯 내고, 주변에 글 쓰는 분들을 많이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런저런 글쓰기 수업을 하는 분들도 좀 알게 된다. 나는 글쓰기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가, 하는 원초의 질문에서부터 의문이 드는 사람이라 글쓰기 수업 같은 거 일절 들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아 저 사람이 가르치는 글쓰기 수업은 어떨지 궁금하다 싶은 작가 선생님은 몇 있다.
반면 몇몇 글쓰기 강사들을 볼 때면, 저 사람은 뭔데 글쓰기를 가르치는 걸까 싶은 사람들도 있다. "너 뭐 돼?"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자신의 글은 제대로 써내지 못하는 사람이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이 상당한 까닭이다. 그러니까 근자의 몇몇 글쓰기 강사라 함은, 뭐랄까, 글쓰기를 잘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실질적인 글쓰기 노하우를 알려준다기보다는, 당신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우리 같이 써봅시다, 하면서 어깨 두드려 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고, 궁디 팡팡 해주고, 우쭈쭈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그들은 실질적인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야부리를 힘껏 털어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처럼 보인달까. 물론 평생 글을 쓰지 않고 살던 사람에게 글을 쓸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은 굉장한 힘이겠지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걸 굳이 글쓰기 강사들을 찾아서 동기부여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 그냥 좋은 글을 읽고, 좋은 책을 읽고, 좋은 거 먹고 보고 경험하다가 쓰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그런 마음이 생기면 자연스레 글을 쓰게 될 텐데.
여하튼 글쓰기 수업이랍시며 글쓰기 자체보다는 동기부여 위주로 수업을 하는 사람들은 글쓰기 강사라는 호칭보다는 차라리 글쓰기 동기부여가, 혹은 글쓰기 동기발기자 정도로 부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