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 필요한 비용을 자기가 부담하는 것. 또는 그 비용.
가끔 출판사에 투고하고서 출판사에서 보내는 달콤한 멘트에 속아 자비출판을 하시는 분들을 보는데요. 아, 나는 이게 자비출판인지 잘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어쨌든 내 돈을 들여서라도 책을 낼 거야 하는 분은 상관없겠지만, 어어어 이거 자비출판인지 아닌지 좀 헷갈리지만 뭔가 괜찮은 조건 같은데 할까 말까 하다가 결국은 돈을 들여 책을 내시는 분들을 위해 정리해 드리자면.
출판사에서 저자에게 줄 돈 안 주고 저자에게 1원이라도 요구하면 다 자비출판으로 보시면 됩니다. 출판사마다 조금씩 조건은 다를 수 있지만 기획출판의 기본 조건은 다음과 같다고 생각하고요.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약간의 조절은 가능하다고 봅니다.)
1. 계약금 겸 선인세 - 100만 원(세금 3.3프로 떼고)
2. 인세 10%
그럼 자비출판으로는 어떤 게 있나. 자비출판을 원치 않는 분들 중에 만약 출판사에서 이런 식으로 메일을 보낸다면 주춤거리지 말고 바로 메일 창을 닫고 쌩까시길 바랍니다아.
1. 무명의 글쟁이에게 투자할 출판사는 없다. 책 내려면 당연히 저자가 돈을 내야 한다 = 원고도둑 자비출판
2. 출판사 돈 없다. 1쇄 인세는 못주고 2쇄부터 인세 주겠다 = 개뻔뻔한 자비출판
3. 출판사 돈 있다. 계약금도 주고 인세도 준다. 하지만 책 나오면 저자가 책 좀 사줘야 한다 = 자비출판
4. 우리는 자비출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출판사와 저자가 상생할 뿐이다. 공동 비용으로 책을 내고서 이 어려운 출판계에서 아름답게 함께 살아보자 = 반기획이라는 이름의 개똥망 같은 자비출판
5. 우리는 이상한 출판사가 아니다. 책 만드는데 당연히 모든 돈을 출판사가 낸다. 다만 추후 홍보비는 저자가 좀 내주어야겠다 = 택도 없는 자비출판
6. 우리는 자비출판을 하지 않는다. 계약금, 인세 다 준다. 다만 예약판매 기간에 어느 정도 책을 팔아주어야 한다. 예판 기간에 안 팔린 책은 저자가 사준다는 조건으로 책을 내주겠다 = 어쨌든 자비출판
7. 위에 놈들 다 나쁜 놈들임. 우리는 계약금, 인세 다 줌. 예판 기간에 안 팔린 책 당연히 저자가 사줄 필요도 없음. 근데 작가님 어차피 책 내면 주변에 선물하실 거 아님? 책 나오면 작가님 주변에 책 뿌리셔야 할 테니까, 100권만 사주셈 = 이래 보나 저래 보나 아무튼 자비출판
제대로 된 출판사라면 저자에게 돈을 달라거나, 책을 사달라거나, 홍보비를 달라거나 하지 않습니다. 저자가 책이 나오고 책을 사주면 출판사에서는 좋기는 하겠지만 그걸 억지로 강요하는 출판사는 없습니다.
책 나오면 출판사에서는 저자에게 10~30권 정도의 책을 증정본으로 보내줍니다. 앞서 말했듯 당당하게 자비출판 하겠다는 분들은 상관없지만, 이게 자비출판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분들은 헷갈려하지 마시라고.
출판사 저자 증정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