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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알게 된 것들

by 이경



최근에 알게 된 것들이 있다. 내가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다.


1. 같은 번호의 버스를 연달아 내리고 타면 환승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령 505번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가 내린 후에, 다시 505번 버스를 타면 환승처리가 아니라 새로 버스비가 나간다는 사실. 어쩐지 가끔 버스 카드 단말기에서 "환승입니다." 소리가 안 나더라니.


2. 며칠 전에는 지인이 사주어서 참가자미 회를 먹어보았다. 정체도 모르고서 먹은 적이 있는지는 몰라도 내 기억으론 태어나 처음 먹어본 것이다. 회야 전 국민의 K횟감 광어 우럭정도나 익숙하고, 가자미야 구워 먹을 줄만 알았지. 가자미 그 얇은 생선에 회쳐봐야 먹을 게 얼마나 나올까 싶었는데, 그래서인지 참가자미 회는 무척이나 비쌌다. 맛은 좋았다. 회야 뭐 초고추장 맛으로 먹는 거 아닙니까!


3. 참가자미를 사주었던 지인이 같은 날 독도새우도 사주어서 먹어보았다. 독도는커녕 울릉도 땅도 밟아보지 못한 나는 역시나 처음 먹어본 진귀한 식재료였다. 독도새우는 닭새우, 꽃새우, 도화새우 등 이런저런 종류들이 있다는데, 내가 먹은 새우는 어느 종인지 당최 모르겠다. 먹어도 뭘 알고 먹어야 할 텐데, 인터넷에서 보이는 사진들과 대조해 봐도 내가 무얼 먹었는지 모르겠다. 독도새우 전문가님들 나와주세요. 여하튼 이 독도새우의 가격이 대단했다. 먹으면서도 손이 덜덜덜, 입이 호달달, 아이고오 저 같은 미천한 자의 입 속으로 이런 고오급 음식을 먹어도 되는 것입니까아아... 독도는 우리땅, 독도새우 만세, 대한민국 만세 하면서 먹었다. 식감이 아주 탱탱하고 쫄깃했다. 맛은... 다음에 누가 또 사준다고 하면 신나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네네.


4. 맘스터치 버거를 먹어본지가 얼마 안 됐다. 작년에 처음 먹어보았나. 외국인들이 한국 브랜드 상호를 보고 이상하게 여기는 것 중에 하나가 '맘스터치' 라던데... 각설하고, 맘스터치의 대표버거는 '싸이버거'일 텐데, 나는 이게 왜 싸이버거인지 얼마 전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전에는 싸이(PSY) 박재상 씨의 지분이 있는 것인가... 하는 뻘생각도 있었는데, 싸이버거에 들어가는 고기가 치킨의 넓적다리(Thigh)를 이용해서, Thigh 버거라는 이름을 쓰는 거였다. 이로써 앞으로 누군가와 맘스터치에 가면 아는 척을 할 수 있겠다. 자네는 싸이버거가 왜 싸이버거인지 아는가...


5. 어제는 퇴근길에 마트에 들렀다가 코카콜라 K-Wave 리미티드 에디션 '상큼한 최애 맛'이라는 게 들어와서 사가지고 왔다. 신상 음료가 나오면 마셔보는 편. 상큼한 최애맛이라니, 뭔가 징그럽네, 대체 무슨 맛이야 했는데, 성분 표기를 보니 복숭아 맛이었다. 근데 글 쓰다 보니 버스 환승 빼고는 맨 먹는 이야기뿐이네... 아무튼 '최애'가 표준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그전에는 '최고로 애정한다'의 줄임말로 신조어라고 생각했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단어라고. 정말 내가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다.



오늘의 추천 곡, 스텔라장 <환승입니다>


독도새우.jpg


최애맛.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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