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하다가 누군가 쓴 글에서 '여미새'라는 단어를 보았다. 나로서는 살아생전 처음 접하는 단어였다. 어휘력이 그리 좋지는 않은 편이니까 그저 내가 모르는 단어이겠거니 싶었지. 그런데 여미새가 무슨 뜻이지. 어감이 참 예쁘고 좋네. 뭔가 여미다, 같은 느낌도 나고. 어미새 같은 느낌도 나고.
인터넷 창을 열고 단어의 뜻을 찾아보았다. 뜻은, '여자에 미친 새끼.'였다. 아마도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라는 듯. 비슷한 단어로는 남미새도 있단다. 남미새라고 하면 어쩐지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에서 서식하는 새 같잖아...
이렇듯 살아가다 보면 겉으로 봐서는 아름답게 느껴지더라도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것들이 있다. 겉과 속이 다른 많고 많은 것들이 있지만 우리는 그것을 쉽게 구분해내지 못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겉으로 드러나는 점만 부각해 자신의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하고.
글이나 책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요 며칠 <역행자>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자청 논란을 접했다. 논란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그가 증명해 내야 할 것들이 많이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만 봐서도 자신의 연봉 같은 숫자가 알려진 것과 다르며, 매출과 순수익 같은 단어들이 때마다 다르게 쓰였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숫자와 단어는 늘 머리가 아프다.
자청이 실제로 잘못을 저질렀는지 아닌지는 이 글에서는 차치하도록 한다. 다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 작가가 되기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이라면 이렇듯 겉으로 드러나는 면만 바라보아서는 아니 될 것이다. 내가 '여미새'라는 단어에서 느낀 것처럼 단어뿐만 아니라, 글과 책의 세계 또한 겉이 아닌 그 속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보여주기식으로 고오급 외제차를 끌고 다니고 돈과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사기꾼이 있었듯이 숫자와 단어를 교묘하게 속여가며 번지르르한 겉모습을 만들어내지만, 속은 텅텅 빈 강정 같은 일과 사람들이 글과 책의 세계에서도 범람하고 있다.
몇몇 고액의 책쓰기 커뮤니티와 형편없는 실력으로 이력을 부풀리는 엉터리 글쓰기 강사들, 감언이설로 자비출판을 유도하는 출판사들. 모두 보여주기식에 능한 겉만 번지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한 돈미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