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악사

by 이경



나이를 먹는다는 건 부끄러움이 사라지는 일 같다. 어릴 때는 길에서 방구가 마려워도 참고 참다가 아무도 없을 때 몰래 뽀옹 뀌고는 했는데. 이십 대까지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라는 게 살아 있어서 길을 걷다가 방구가 마려우면 앞뒤 좌우를 살펴보고 사람이 없다 싶으면 뽀옹 뀌고는 했다. 삼심 대를 지나 사십 대가 되고서는 서서히 괄약근도 약해지고 참을성도 부족해지고 뒤에 사람이 있나 고개를 돌릴라 치면 어느새 방구가 뽀오옹 하고 나와버리는 것이다. 아뿔싸 저뿔싸. 마치 눈을 감으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이제는 이어폰으로 커다란 음악을 틀어놓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길바닥에서 뽕뽕뽕뽕 뽕뽕뽕뽕 뽕뽀로뽕뽕 뽕뽕뽕뽕. 방구대장 뿡뿡이가 되어버릴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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