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산책에서 나온 <버나드 쇼의 문장들>을 읽고 있다. 읽은 지 얼마 안 됐고, 그냥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열어볼 예정. 어제는 재밌는 문장 하나를 읽었는데 바로,
"나는 무신론자이고 그 점에 대해 신에게 감사한다." 하는 글이었다.
이 얼마나 유머러스하고 해학적인가, 낄낄낄.
버나드쇼가 무신론자와 신이라는, 공존할 수 없는, 모순을 이용한 해학을 펼쳤다면, 현실 세계에서는 무수히 많은 모순자들이 눈에 보인다. 가령 스스로를 과학주의자라고 말하면서 습관적으로 점집에 다니거나 타로점을 보는 사람들이 그렇다.
스마트함을 잃지 않으려는 듯, 저들 스스로 과학주의자라고 칭하는 이들은 점을 보는 일이 그저 일종의 재미일 뿐이라고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문제는 저 혼자 재미로 점을 보면 그만일 텐데, 무려 과학주의자라는 어떤 블로거는 자신을 봐준 점집을 다른 사람에게도 적극 권장 추천하기도 한다. 과학주의자가 다른 이에게까지 점집을 추천하는 이유가 무얼까 살펴보니, 그 이유는 바로 점집을 체험단으로 다녀왔기 때문이었다.
세상에나. 점집도 체험단으로 다닐 수 있는 세상이구나 싶어 실소가 흘러나온다. 과학주의자가 체험단 홍보글을 써주면 신이 좋아해 줍니까? 아니면, 불경하다고 노여워합니까? 우매한 나로서는 신의 뜻을 알 수가 없네. 세상 모든 것이 광고판이고, 신조차 이런 광고의 세계에서 어찌할 수 없는 것처럼 보여, 나는 체험단으로 점집을 다녀온 과학주의자도, 홍보로 체험단을 이용하는 점집도 모두 모순 덩어리처럼 보인다.
모순 덩어리의 삶을 사는 것과 모순을 이용한 해학을 펼치는 것.
그건 어쩌면 종이 한 장처럼 얇으면서도 좀처럼 바꿀 수 없는 삶의 태도는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