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책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지점의 것들이 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누군가는 미치도록 좋아할 수도 있을 테고, 심지어 내 책에도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 그려졌을 수도 있을 테다. 그러니 혹여나 내가 싫어하는 것을 누군가 행하였다 하여도 상처를 받을 일은 전연 없다. 그러니까 이건 그저 한 일개 독자의 취향에 가까운 이야기.
1. 예전에 영화평론가 이동진도 이런 말을 했던 거 같은데. 띠지에 저자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박혀 있으면 거른다는. 정말이지 공감이 가지 아니하는 말이 아니할 수 없었다. 서점에 가서 띠지에 저자의 얼굴이 크게 박혀 있으면 나는 마치 못 본 걸 본 것처럼 책에 눈빛을 주지 아니한다.
2. 에세이 본문에 일부 문장에만 볼드를 먹인다거나, 색깔을 달리 한 것... 한 작가님은 이거 때문에 출판사 편집자와 투닥투닥하시기도 했다는데, 나 역시 좋아하지 않는다. "이 문장은 중요해! 그러니까 이 문장을 마음에 새겨줘! 두 번 읽어줘! 세 번 읽어줘! 감동을 느껴 줘! 울어줘! 웃어줘!" 하는 듯 강요하는 느낌이라 너무너무 촌스럽다. 물론 글이 아주 좋거나, 디자인이 훌륭하면 괜찮겠지만, 어지간해서는 이 촌스러움을 이겨낼 수 있는 글이나 디자인은 드물다.
첫 책을 출간하기 전에 한 출판사에서는 출간 미팅 후에 내 원고의 일부를 샘플 편집하여 보내주었는데, 자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에 핑크색을 씌어 보내주었더랬다. 그때의 절망감이란... 본문에 색을 달리 한 것도 그렇지만, 내 원고를 너무 많이 고쳐서 계약을 하지 않았는데, 그 출판사와 (1인 출판사였다) 계약을 하지 않은 게 내가 글을 쓴 이래로 가장 잘한 일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겠다.
3. 남성 작가가 쓴 파스텔 톤의 과도한 감성 책. 싫어...
4. 남성 작가가 쓴 "당신 잘하고 있어요." "당신 잘할 거예요." "당신 최고예요."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 하는 책. 싫어싫어...
5. 유명 베스트셀러를 지나치게 따라한(제목이든 표지든 내용이든) 책.
6. 글쓰기 선무당들(엉터리 글쓰기 강사 등)이 쓴 책.
7. 저자 이름보다 번역자나 추천사를 쓴 사람의 이름이 더 크게 박힌 책도 나는 좀 별로.
뭐 대충 이 정도? 불호의 지점이라며 이런저런 것들을 적어보았는데, 다시 말하지만 역시나 개인의 취향에 가까운 이야기들이다. 아주 엉망인 자비출판물이 아닌 이상, 어지간해서는 책을 싫어하기는 또 어렵지 않나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