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첨부 사진은 문장웹진에 올라온 박참새 시인의 두 줄짜리 짧은 詩인데, 겨우 이 12음절의, 제목 포함하여 14음절의 짧은 글귀로 여러 가지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게 좀 재밌네.
좋은 시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 일단 재밌다.
박참새 시인이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라고 해서, 잠깐 찾아봤는데 수상소감이 멋있다고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듯.
"누가 시 왜 쓰냐고 하면은, 내 깡패 되려고 그렇소,라고 답하면 되겠습니다."라고.
애티튜드가 되게 멋있네. 예술미 철철.
2. 요 며칠 서점에 들렀다가 리타(이연숙)의 일기를 봤다. 글만 보고서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여성이려나 싶었는데, 젊은 평론가인 듯.
글이 너무 정신없고 재밌고 약냄새 풀풀 나는 게 좋다. 역시나 예술미 철철. 책 사서 봐야지.
나는 글 잘 쓰는 작가는 하나도 안 부러운데, 글에서 예술미가 철철 넘치는, 그러니까 예술가 타입의 글쟁이들 보면 다소간의 질투심과 함께 너무 좋은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에는 <털 난 물고기 모어>를 쓴 드랙퀸 아티스트 모지민이 그랬고, 리타 이연숙도 약간 그런 타입 같아 보이네. 박참새 시인은 많이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태도 자체는 그래 보인다.
3. 예전에 한 이름 없는 문예지에서 몇 년째 심사를 보고 있다는 어르신께서, 글 쓰는 이들에게 하는 조언이랍시고, 원고지 쓰는 법, 맞춤법, 띄어쓰기 등을 갖추어야 하고, 독서를 통해 선배 문인들의 작품을 이해하고 어쩌고 하는데... 문장 하나하나 보면서 나도 같이 늙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박참새 같은 깡패가 많이 생기면 좋겠네.
4. 광화문 교보 아트스페이스에서 이규태 개인 전시전이 열렸다고. 꼭 가봐야지. 까먹지 않기 위해 메모해 둔다. 메모메모. 누군가 나에게 현존하는 그림쟁이 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고 묻는다면 나는 별다른 고민 없이 이규태라고 답할 것.
5. 브런치에서 무지성으로 라이킷 눌러대는 인간들을 좀 씹었더니, 구독자가 세 명이나 줄어들었다.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아. 아아, 거참. 역시 깡패가 되는 길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