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길 위의 설렘

스치던 이름 하나가, 우리의 시간을 다시 움직였다.

by 까칠한 한량


차창 밖의 풍경이 아니라,

조수석의 웃음이 내 여행의 목적지가 되었다.




“나 생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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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를 정리하던 오후였다.
스치듯 내려가던 화면이 한 이름에서 멈췄다.
1년 가까이 연락하지 못했던,
그럼에도 30년 동안 내 삶 언저리에 늘 머물러 있던 친구.


별다른 감정도,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그저 “어떻게 지내나” 하는 마음으로 전화를 걸었다.
벨이 두 번 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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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생일이야.”

가볍게 말했지만, 그 목소리는 오래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약속이 잡혔다.
그 주 토요일, 밥을 사기로.


연희동에서의 재회


2022년 9월 11일 토요일


뭘먹을까? 궁리하다가 냉면을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연희동 청송냉면에서 마주 앉은 우리는
오랜 친구답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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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과 만두를 나눠 먹으며
1년의 시간의 공백을 메웠고,


파주 — 말똥도넛에서의 긴 오후


식사 후, 나는 가볍게 말했다.
“드라이브나 할까?”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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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로 향하는 길,
조수석의 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미소를 흘렸고
그 모습이 유난히 오래 남았다.


말똥도넛에 도착해
도넛과 커피를 시켜놓고
한 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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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비속의 창밖 풍경도
우리 대화를 방해하지 못했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이니만큼
대화는 편하고 즐거웠다.


문산 — 박가네 삼거리 부대찌개


비가 잦아들 무렵,
우리는 문산으로 넘어가
수다로 허기진 배를

문산에서 유명한 50년 전통 박가네 삼거리 부대찌개에서 저녁을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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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였다면 맛있는 저녁이면 충분했겠지만
그날은 이유 없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식탁 위의 뜨거운 냄비,
김이 오르는 사이사이로 보이던 그녀의 표정,
그리고 편안한 침묵.
점심부터 이어진 공기는
어느새 낯설 만큼 부드러워져 있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 — 달라지기 시작한 거리


서울로 돌아가는 길,
라디오는 작은 볼륨으로 흐르고
창밖에는 비가 그친 도로의 불빛이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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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하루의 흐름이 단순한 친구의 만남이 아니라는 걸
둘 다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다.

나는 무심히 말했다.

“다음 주에 서천 가.”
그녀가 즉시 물었다.

“나도 갈까?”


짧은 질문이었지만
그 안엔 조용한 온기가 담겨 있었다.
그 말 이후,
우리의 거리는 불필요한 설명 없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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