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와 연희는 마흔아홉, 마흔여섯 재혼 커플이다
힘들게 시작한 재혼 생활이 서로의 애정과 배려 속에 행복하기만 한데,
천수는 연희와의 밤이 조금씩 버거워지고 체력의 고갈을 느끼는 데...
행복해하는 연희를 보면... 허, 참, 이 난국을 헤쳐 나가긴 해야 하는데.
"여보, 나 왔어!"
"왔어요? 근데 자기 어디 아파요? 안색이 안 좋네."
"응, 몸이 으스스하고 배탈기까지 있네. 약 사먹었으니까 괜찮아지겠지. 기름기 있는 거나 찬 거 먹지 말라니까, 주의하면 되겠지."
"어쩌나, 장어 준비했는데 그럼 못 먹겠네. 하여튼 씻고 와요, 식사하게."
"으응, 그래, 씻고 올게."
연희는 초벌구이를 해놓은 장어를 아까운 듯 바라보다 식탁에서 치우고는 된장찌개와 밑반찬 을 가지런히 놓고, 천수가 씻고 오자 반찬을 입에 넣어주며 행복한 저녁식사를 한다.
천수의 계획과 연희의 반격 이불 속으로 쏙 들어가 잠을 청하려는 천수. 샤워를 하고 나이트가운을 두른 연희가 옆으로 들어와 오늘도 수고했다며 등 뒤에서 천수의 어깨를 주물러준다.
그런 연희의 손을 잡아주고 천수는 어깨를 연희에게 맡기고 애써 잠을 청하려는데...
헐, 또 느낌이 온다. 아내의 손길도 점차 약해지며 부드러워진다.
이걸 어째? 오늘은 정말 컨 디션이 꽝인데.
순간 퇴근길 약국에서의 일이 생각나서 등을 돌리고 연희를 바라보며...
"자기야, 오늘은 안 되겠어. 약사가 오늘은 찬 거 먹지 말래. 당신 몸 차잖아."
연희의 몸이 찬 걸아는 천수는 우스개 흰소리를 하며 연희를 바라보는데, 속내가 들켜서인지 아님 괜한 오해를 받아서인지...연희 얼굴이 빨개지며
"어머, 내가 뭐 하재? 어깨만 주물러준 건데. 어휴!"
하며 붉어진 얼굴을 숨기며 안방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버린다.
순간 미안해진 천수는 연희를 부르려다 곧 들어오겠지 하며 다시 자리에 눕는다.
닫힌 문 너머로 TV를 틀었는지 익숙한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안방으로 전해 들어온다
한편 거실로 나온 연희는 순간 흥분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창피한 마음에 어쩔 줄 몰라 방을 나서기는 했지만...
이를 어쩐다. 보지도 않는 TV는 크게도 틀어놓은 채 소파에 그냥 앉 아 있는데,
순간 거실 베란다 앞에 놓여 있는 편백나무 전신욕기가 보이고 번뜩 무언가 생각 이 난다.
이 무안함을 회복할 방법이 생각났는데...
연희를 기다리던 천수는 순간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옆자리에서 뜨거운 기운과 손길이...
순간 놀라 잠에서 깨어 옆을 바라보니 얼굴이 새빨개진 연희가 따뜻한 몸,
아니 뜨거운 몸을 하고 천수의 옆자리에 바짝 누워있었다.
"당신, 오늘은 찬 거 먹으면 안 된다며. 그래서 뜨겁게 데워왔어.
대신 오늘은 난로로만 이용 하고 그냥 자, 알았지?"
순간 자지러지게 한참을 웃다가 천수는 연희를 꼭 껴안고는...
"안 돼, 약사가 따뜻한 건 자주 복용하랬어. 약사 말 들어야지, 일찍 나아지지. 이리 와 봐."
이렇게 오늘 밤도 천수와 연희의 집에서는 알콩 달콩 깨 볶는 소리와 함께
애국가를 속으로 부르며 양 발가락에 힘을 주는 천수의 행복한 신음과 연희의 간지러운 교성이 흘러나왔고, 그 덕에 밤마다 삐그덕 대는 소리,
고양이 울음 소리 같은 층간 소음에 밑에 층의 부부는 그날도 여지없이 잠을 설쳤다.
아랫집 남편은 밤새 옆에 누운 아내의 한숨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물론 하루 이틀도 아닌지 라, 단련이 되긴 했지만,,,
여지없이 아침부터 아랫집 남편은 아무 잘못도 없이 괜한 욕만 먹고,,,
찬밥에 물 말아먹고 출근을 하엿다 한다.
이제 50인데 비축할래야 비축할 수 없는 천수의 체력. 그래도 행복하니까 입이 돌아갈 일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