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결혼 2년이 지난 지금, 천수와 연희는 여전히 신혼부부 못지않은 애정을 과시하며 살고 있다.
천수는 결국 비타민을 챙겨 먹기 시작했고, 연희는 천수의 체력을 고려해 주 3회로 횟수를 조절했다.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깊어질수록 사랑도 더욱 깊어졌다.
아들은 대학생이 되어 기숙사에 들어갔고, 두 사람만의 시간이 더욱 늘었다.
이제는 아랫집에서 이사를 가서 마음껏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사랑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지만, 정확히는
"중년의 사랑은 젊은 사랑보다 더 달콤하고 깊다"가 맞을 것 같다.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무엇 보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천수는 요즘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체력 관리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연희는 안다.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라는 것을. 연희도 요가를 시작했다. 몸의 유연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천수도 안다. 둘만의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싶어서라는 것을. 두 사람은 여전히 꿈을 꾼다. 함께 늙어가며, 함께 사랑하며, 함께 웃으며 살아갈 꿈을. 그리고 가끔은 여전히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다.
중년의 재혼, 그것은 인생의 2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었다.
완벽한 밤들 밤이 깊어갈 때면 나는 어느 쪽 손에 무엇을 쥐고 있었는지 더듬어 본다.
오래전 카페에서 건넸던 한 병의 향수, 혼자 갔던 서천의 낡은 극장, 된장찌개의 김이 서린 저녁 식탁.
그 모든 조각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사랑은 완성되지 않아도 아름답고, 관계는 결과보다 과정으로 기억된다.
바벨탑을 끝없이 쌓 아 올리던 젊은 날의 허영과, 밤마다 서로를 뜨겁게 데우던 중년의 소소한 장난이 같은 페이 지에 공존하는 이유다.
책장을 덮기 전, 이 한 가지를 남기고 싶다.
누군가의 향기가 불현듯 코끝을 스칠 때, 그것을 붙잡으려 애쓰지 마라.
그 향이 당신의 하루를, 그리고 당신의 내일을 한결 가볍게 해줄지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서로의 기억 속에서 누군가를 따뜻하게 데워 주는 존재가 된다.
여기에 담긴 이야기들은 내 삶의 절반, 그리고 내가 만난 사람들의 삶 절반에서 나왔다.
어떤 것은 정확히 내가 겪은 일이고, 어떤 것은 누군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첫사랑의 향수는 실제로 내가 뉴욕에서 사온 것이고, 20년 후의 재회도 진짜 있었던 일이다.
카페의 그녀는 내가 실제로 짝사랑했던 여인들의 합성체이고, 재혼 부부의 이야기는 내 지인 들의 행복한 재혼 생활에서 영감을 받았다.
진실과 허구가 섞였지만, 그 안의 감정만큼은 100% 진짜다.
그리움도, 설렘도, 아쉬움도, 따 뜻함도 모두 누군가는 겪었고 누군가는 겪고 있을 진실한 감정들이다.
사랑은 영원하다. 비록 사람은 떠날 수 있어도, 사랑은 향기가 되어, 온기가 되어 우리 곁에 남는다.
그리고 때로는, 완벽한 밤에, 우리는 그 향기와 온기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모든 어른은 한때 아이였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이 책을 첫사랑의 향기를 기억하고, 현재의 사랑을 온기로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친다.
작가의 말:
향기는 기억이고, 온기는 현재다 이 이야기를 쓰면서 나는 계속 생각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첫사랑은 왜 특별한 것 일까. 아마도 첫사랑이 특별한 이유는 그것이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