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호흡 한번,

영화 〈원더〉가 알려준, 마음을 움직이는 커피 마케팅

by 까칠한 한량

프롤로그: 친절이 매출보다 강했던 시간


몇년 전, 겨울바람이 제법 쌀쌀하던 어느 날, 저는 영화 〈원더(Wonder)〉를 만났습니다.


남들과 다른 얼굴로 태어난 소년 ‘어기’가 세상의 차가운 시선과 편견 속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단단하게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는 길,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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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속 어기의 이야기가 스크린 밖 나의 이야기와 겹쳐 보였습니다. 작은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를 내리는 제 하루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무심한 표정과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오해와 다정한 눈빛 속에서 매일 조금씩 흔들리고, 또 그만큼 단단해지는 시간의 연속이었으니까요.



영화 한 편이 제 카페의 운명을,

아니 저의 세상을 보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영화도 감동적이니 한번 보시는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옳음보다 친절함을 선택한 날


“When given the choice between being right and being kind, choose kind.”

“옳음과 친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



영화 속 이 대사는 스크린을 넘어 제 가슴에 날아와 박혔고

지금도 제에게는 가장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말입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 말을 시험이라도 하듯 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정신없이 주문이 몰아치던 어느 오후, 한 손님이 큰 소리로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저희 입장에선 여러모로 억울한 상황이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분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화가 날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순간, 억울한 마음에 무언가 변명하고 싶었습니다.

조목조목 따져 저의 ‘옳음’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그때, 어기의 선생님이 들려주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저는 잠시 숨을 고르고, ‘옳음’ 대신 ‘친절’을 택했습니다.




문제가 된 음료는 사과와 함께 새로 만들어드리고, 제가 아끼는 원두로 직접 내린 드립 커피 한 잔을 조용히 건넸습니다. 그리고 작은 원두 샘플 봉투를 쥐어드리며 말했습니다.


“손님,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그 순간, 굳어있던 손님의 표정이 천천히 풀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며칠 뒤, 그 손님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매장을 찾아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누구보다 든든한 저의 단골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날의 선택을 시작으로, 저는 10개월 동안 1,200명의 단골을 만들었습니다.

옳음을 내세워 이기려 하지 않고, 묵묵히 친절을 쌓아 올린 결과였습니다.


친절이 옳음을 이기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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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

“모두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 언제나 친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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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는 제 카페의 보이지 않는 운영 철학이 되었습니다.

저희 매장에는 커피값을 내지 않아도 돠는 아주 특별한 VIP 손님들이 계십니다.


바로 매일 새벽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주시는 환경미화원분들과,

좁은 골목을 누비며 일상을 전해주는 택배기사님들입니다.


무더운 여름날엔 갈증을 식혀줄 시원한 음료를,

칼바람 부는 겨울엔 언 몸을 녹여줄 따뜻한 커피를 건넸습니다.


운전 중에도 편히 드실 수 있도록 캔에 담아드리는 작은 성의를 보탰을 뿐입니다.


그저 ‘사람 대 사람’으로서, 힘겨운 싸움을 하는 동료에게 보내는 작은 응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온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나비효과를 불러왔습니다.


한 택배기사님의 소개로 근처 사무실의 단체 주문이 들어왔고,

환경미화원분들의 입소문을 통해 구청 행사에 커피를 납품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어떤 광고보다 강력한, ‘마음에서 우러난 친절’이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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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You can’t blend in when you were born to stand out.”

“외모는 바꿀 수 없어요. 우리의 시선이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이 대사를 제 상황에 맞게 이렇게 바꾸어 적용했습니다.


“상황은 바꿀 수 없어요. 우리의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요즘 어딜 가나 ‘어렵다’는 말이 들립니다.

매출은 줄고, 손님은 뜸해지고, 상가 유리에 붙은 ‘임대문의’ 종이는 늘어만 갑니다.


하지만 이런 불황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남아 빛을 발하는 가게들은 분명 존재합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에 있다고 믿습니다.


몇 달 전, 주택가 한복판에 자리한 20평 남짓한 카페 컨설팅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매출이 반 토막 났다는 사장님의 얼굴엔 그늘이 가득했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산미 있는 스페셜티 원두 라인업 추가, 충성고객을 위한 포인트 제도 도입,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골 전용 컵’ 제도.


손님의 이름이 새겨진 ‘나만의 컵’이 선반에 하나둘 채워지자,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손님들은 자신의 컵을 자랑스러워하며 공간에 대한 애착을 보였고, 마치 자신만의 아지트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머물렀습니다.


몇 달 뒤 다시 찾은 그곳은, 손님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문제를 바라보던 ‘시선’을 바꾸자, 죽어가던 공간이 ‘우리만의 공간’으로 되살아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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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그리고, 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


영화 속 소년 어기의 세상을 바꾼 것은 거창한 돈이나 대단한 명예가 아니었습니다.

그를 향한 친구들의 따뜻한 시선 한 줄기, 차가운 손을 잡아주던 온기 어린 친절이었습니다.



카페도, 그리고 모든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사 분석이나 매출 그래프에 앞서 우리가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은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태도입니다.



고객에게는 이기려는 마음 대신 친절을, 힘든 싸움을 하는 이웃에게는 계산 없는 따뜻함을,

변화가 필요한 상황에는 좌절 대신 새로운 관점을.

이것이 바로 제가 영화 〈원더〉를 통해 배운 마음으로 하는 마케팅의 전부입니다.


저는 그저 영화 한 편에서 ‘말 한마디의 힘’을 배웠을 뿐인데,

그 작은 깨달음이 1,200명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분명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지금, 당신의 자리에서 건네는 아주 작은 말 한마디로 세상의 온도를 1도쯤은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자, 여기까지가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카페의 모습이었습니다.

모두가 친절하고, 손님은 감동하고, 매출은 따라오는 그런 세상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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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꿈에서 깨어날 시간입니다.


따뜻한 커피가 식기 전에, 우리를 망하게 할 수 있는 ‘망하는 이유 101가지’에 대해

빠르고 냉정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 이유부터 심장이 멎을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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