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몇 잔 팔아야 남는 장사?

감성의 끝엔 계산기가 있다

by 까칠한 한량


“사장님, 하루에 몇 잔 팔면 본전이에요?”

이 질문에 바로 대답할 수 있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겁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사장님들 중 대부분은 이렇게 말하죠.

“글쎄요, 한 오십잔? 백잔 팔아야 하나?”


그 한마디 속에 장사의 운명이 숨어 있습니다.
감성으로 시작한 가게는 버틸 수 있지만,
계산 없는 장사는 절대 오래가지 못합니다.



상권을 보는 한량식 현실 팁


제가 여러분이 매장을 하려는 지역의 카페들 중
어느 카페가 장사가 잘되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 하나 알려드릴까요?


아침 일찍, 그 거리를 산책하듯 걸어보세요.
문을 열기 전, 혹은 막 닫은 카페 앞을 보면
수거해가라고 내놓은 우유 박스들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그 매장의 매출 흔적입니다.



우유 박스가 두세 개 쌓여 있다면,
그곳은 하루에도 수십 리터의 우유를 쓰는 곳,
즉 손님이 꾸준히 찾는 매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감이 아니라 데이터 관찰입니다.
조용히 걷다 보면, 그 거리의 상권이 어떤 흐름으로 움직이는지도 보입니다.

아니면, 동네 우유 대리점 사장님들과 친해지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분들은 매일 어떤 가게가 얼마나 쓰는지를 다 알고 있습니다.

커피 원두보다 더 정확한 시장 리포트가 바로 그 손 안에 있죠.



첫 달, 웃으며 시작한 카페의 현실


성수동의 테이크아웃 카페 사장님, 지민 씨는 오픈 첫날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SNS 사진 한 장 덕분에 하루 300잔이 팔렸죠.

오픈 이벤트가 지나고 나서도 하루 200잔 정도 나가고

비오는 날, 쉬는날 빼고는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한달 후 계산을 해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매출은 많았지만, 남는 게 없었습니다.


에스프레소 18~20g, 우유 180ml, ,
컵과 뚜껑, 홀더, 스티커까지 계산해보니
한 잔 원가는 1,316원.
라떼 판매가는 3,500원.
잔당 이익은 2,184원, 원가율은 37%.


하루 200잔을 팔면 매출은 70만 원이지만,
월세, 인건비, 카드 수수료, 전기세를 빼면
실제 손에 남는 돈은 하루 7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열심히 팔면 팔수록 이상하게 돈이 안 남았어요.”

그녀의 한숨이, 많은 초보 사장들의 현실입니다.


월세는 3일, 많아야 5일 안에 벌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예전에 카페 상담을 할 때 늘 이렇게 말합니다.


“월세는 3일, 많아야 5일 안에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면 시작하지 마세요.”


월세가 200만 원이면 하루 매출 40만 원 * 5일
손님이 100명이라면 1인당 4천 원 이상 써야 한다.

이게 기본 손익분기점입니다.

이 계산이 없으면, 장사는 매일 조금씩 피를 흘리며 버티는 구조가 됩니다.
커피 향은 좋지만, 통장은 점점 썰렁해집니다.





눈대중 경영의 함정


한 카페 사장님이 열심히 라떼를 만들고 있습니다.

“그 우유 몇 ml 쓰세요?”

하고 물었더니,
“몰라요. 그냥 손이 가는 대로요.”


우유 20ml씩만 낭비돼도 하루 50잔 기준 1L가 넘습니다.
한 달이면 30L, 돈으로 치면 6만 원.
이런 사소한 낭비가 쌓여 가게를 무너뜨립니다.
눈대중으로 하는 장사는, 결국 감정이 아니라 감각의 착각입니다.



g 단위 계산의 힘


그래서 나는 메뉴 개발 때부터
모든 재료를 g 단위로 쪼개서 계산합니다.


에스프레소는 18~20g, 우유는 180ml, 시럽은 10ml.
원두는 1kg에 33,000원(부가세 포함, 50잔 기준 1잔당 660원),
우유는 1리터 2,200원, 컵·홀더·스티커는 130원.


이렇게 계산하면 한 잔 원가는 약 1,316원.

그다음 단계는 감이 아닌 지역 분석입니다.

매장을 오픈하기 전, 주변 유동 인구와 소비 패턴을 직접 확인합니다.
점심 시간엔 테이크아웃이 많은지,
퇴근 시간엔 커플·직장인 유입이 많은지,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장 내 목표를 설계합니다.



예를 들어,


“이 지역은 직장인이 많으니 아메리카노 120잔,
여성 손님 비율이 높으니 라떼 80잔,
카공족이 많으니 디저트 30개.”


이건 하루 매출 목표가 아니라,
매장이 정상화된 이후 도달해야 할 매출 구조 목표입니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머신, 그라인더, 장비, 좌석 배치, 동선까지 처음부터 설계합니다.

이후엔 그 구조에 맞게 홍보, 마케팅, 이벤트, 재고 운영, 인력 스케줄을 조정합니다.


결국 장사는 감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지역에 맞는 구조를 설계하고 그 구조를 지켜내는 싸움입니다.



현실적 손익 계산표


항목 금액(원) 비고


월세 2,000,000

인건비 2,000,000 1명 기준

공과금·수수료 500,000


목표 순이익 1,000,000 실수익 목표


총 필요 매출 5,500,000원



영업일수 26일 주1회 휴무

하루 필요 매출 211,500원

평균 객단가 4,000원

하루 판매 목표 잔수 약 53잔 손익분기점


이익 발생 구간 54잔 이상부터 순이익 발생

하루 53잔이면 본전, 70잔이면 월 순이익 100만 원 수준.

숫자는 냉정하지만, 장사는 원래 냉정해야 오래갑니다.




장사는 계산이 아니라 예측이다



장사는 계산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예측으로 살아남습니다.


비 오는 날엔 손님이 줄고,
점심 이후엔 매출이 떨어집니다.
이걸 기록하고 다음 달에 반영하는 사람만이
장사를 넘어 운영을 합니다.



오늘 몇 잔이 본전인지 아는 사람은
결국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까칠한 한량의 한마디


숫자를 모르면, 당신은 장사가 아니라 희망을 팔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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