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0세 1일

by 샤봉

마흔이 된 나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꽉 찬 마흔임에도 나는 나를 아직 모르겠다. 어떠한 취향의 사람인지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 취향은 어떤 물건이나 스타일뿐만 아닌 모든 면에서 추구하는 나의 철학을 말한다. 어렴풋하게는 있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이때쯤은 좀 나아질 것 같았던 불안감은 좀처럼 꺼질 줄 모른다. 갑자기 생겨 낳은 늦둥이는 세상 가장 귀엽지만, 복직하고 애셋을 키워나갈 생각을 하면 가끔씩 앞이 깜깜하다. 이미 지금 어린이집 적응부터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어지간한 일은 닥치면 다 해결하는 편인데, 아이문제만큼은 참 그럴 수가 없다. 특히나 올해는 예중에 가고 싶어 하던 큰 딸이 고배를 마시게 되어 엄마로서 또 다른 플랜 B 선택해야 하는 것들은 좀 마음이 아프다. 둘째 아들은 또 어떻고. 이 정도 키우면 자기주도학습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늘도 나는 숙제하고 놀아라는 말을 열 번 이상 하고 말았다.


20년째 아프신 친정엄마는 이제 일흔이 넘어서 지금보다 좋아지는 걸 기대할 수가 없다. 20대까지 그렇게나 엄마와 사이가 좋았던 딸이었는데, 나의 온 우주였는데, 요즘은 이렇게도 안 맞을 수 있나 싶을 만큼 어렵다. 그래서 죄책감이 같이 밀려오는 마음에 괴로워지기도 한다.


휴직 중인 회사는 매각을 앞두고 있다. 셋째 낳기 전, 불과 11개월 전까지만 해도 몇 년을 함께 애써서 성과를 만들었던 팀장님의 희망퇴직 소식을 들었다. 이제 회사만이 아닌 다른 경제활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고 보니 서른이 될 때의 걱정과 아쉬움은 마흔에 비할 것도 아니었다. 그땐 젊음이 아쉬웠다면 지금은 미래의 불안을 두 팔 벌려 맞이하고 있는 기분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