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서럽게 울었다.
시작은 독서감상문 숙제였다. 언어적 표현을 다소 어려워하는 딸에겐 어려울법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런 어려움을 짜증과 화로 표출해 버릇했던 아이는 이번에도 좀 어려웠던 것 같았다. 그러고 나면 어린아이 마냥 혀 짧은 소리로 투정을 부리곤 하는데, 엄마의 잔소리에 이어 아빠가 한마디 거들었다.
“애기처럼 말하는 거 그만해 듣기 싫어. 너 지금 열 살이잖아 “
아이는 입을 꾹 닫고 눈에선 눈물을 쏟아냈다.
한참을 방에서 울고 나서 좀 진정이 된 아이에게 물었다. 뭐가 그리 너를 서럽게 했니?
난 그냥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열 살이 된 것뿐인데…
내 마음은 아직 아기 같은 때도 있는 건데
엄마 아빠는 그것도 모르고 화냈어
맞네
그저 시간이 빨리 가서 엄마도 서른여덟이 됐을 뿐인데
… 아직 마음만은 스물여덟 같은 때가 있는데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