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열한 거리>에 대한 이야기

저평가된 역대급 한국 갱스터 영화

by 마잌

지금으로부터 2년도 더 전에 쓴 글(https://brunch.co.kr/@mchoi31/15)에서 조만간 <비열한 거리>에 대한 글을 써보겠다고 했었는데, 오늘 드디어 그 글을 써보려 한다. 원래 나는 영화 이야기에 항상 영어 관련 이야기를 조금 섞는 편이지만, 오늘은 정말 순수하게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


나는 이 영화를 2006년에 청담 씨네시티(당시에는 CGV가 아니었다)에서 직관했었는데, 월드컵 기간에 개봉하는 바람에 그다지 크게 흥행하진 못했다. 나는 이 영화를 DVD로도 소장하고 있고, 지금까지 최소 10회 이상 봤을 정도로 이 영화를 좋아하고, 정말 시나리오도 뛰어나고 재미와 완성도를 모두 잡은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생각보다 이 영화를 못 본, 아니 이런 영화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 "저주받은 수작"이란 표현이 이 영화에 딱일 듯싶다.


일단 이 영화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정말 잘 만든 조폭 영화"라 할 수 있겠는데, 좀 더 멋있는 "느와르 영화" 이런 표현을 쓰지 않은 이유는 영화 속 조폭들의 생활 묘사가 너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조폭들 사이에서 <비열한 거리>가 가장 현실적인 조폭 영화로 뽑혔다는 기사를 봤던 기억이 얼핏 나는데, 이 영화는 <달콤한 인생> 류의 스타일리시한 느와르 영화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 이 영화 속 조폭들은 말 그대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처절하게 서로를 배신하고 또 배신하며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친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처절한 진흙탕 액션 씬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는 "배신"인데, 정말 영화에 나오는 거의 모든 인물들이 (조폭이건 아니건) 통수를 치고, 그중에 누가 제일 비열한 놈인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선역이 단 한 명도 없는 진정한 피카레스크 영화이다. 그리고 출연한 모든 배우들의 비열한 연기가 너무 뛰어났다 보니(?), 그나마 주인공인 "병두" 한 명 빼곤 누구 한 명도 응원하고 싶은 맘이 드는 캐릭터가 없다. 사실 "병두"를 응원하고 싶은 맘이 드는 이유도 그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라서가 아니라 영화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이기 때문인데, 이 영화를 보면 조인성 배우가 "병두" 역으로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게 바로 이해가 갈 정도로 "병두" 역을 잘 소화해 냈다. 이 영화가 개봉했던 20년(!) 전만 해도 조인성 배우의 연기가 별로라는 평이 많았는데 (솔직히 <클래식>은 조인성의 발연기만 아니었어도 더 뛰어난 작품이 됐었을 거라 생각하긴 한다), "병두" 같이 겉으론 애써 센 척 하지만 속은 여리고 뭔가 어설픈, 독하지 못해서 배신당하기 딱 좋은 캐릭터에는 우리나라에 조인성만큼 잘 어울리는 배우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비열하지만 충분히 비열하지 못한 “병두”

아 자칫 잘못하면 이 글이 끝없는 조인성 찬양으로 이어질까 봐 살짝 걱정이 되긴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조인성 배우를 정말 좋아한다. 그리고 <비열한 거리>는 조인성 배우의 가장 찬란했던 시절의 멋진 모습이 가장 잘 담겨있는 영화라 생각한다. 특히 "병두"의 조폭답지 못한, 사랑 앞에선 아이처럼 순수한 모습, 예를 들어 그가 좋아하는 "현주"의 구두 사이즈를 알아내기 위해 일부러 책을 떨어뜨려 발에 대어 보는 모습이나, 동창들과의 모임에서 내기에 이기기 위해 초코파이를 악착같이 한입에 욱여넣다가 “현주"가 도착하니까 급히 맥주로 가글 해서 초코 흔적을 지우는 모습이 그의 소년미 있는 외모와 어우러져 관객들로 하여금 그를 응원하게 만드는데, "병두"는 조폭으로서의 성공도, 연애의 행복도 제대로 즐겨보지도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얄궂게도 원래 꽃이 잘 피지 않는다는 행운목에 꽃이 피자마자 그게 마치 사망 플래그인 것처럼 이후 얼마 못 가 죽는다.

나는 이 노래를 이 영화에서 처음 들었는데 참 좋다.
첫사랑을 못 잊은 소년 같은 순수한 미소. 전혀 조폭스럽지 않다.

"현주" 역의 이보영 배우가 첫 등장 장면에서 담백하지만 사랑스럽게 부른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이란 곡은 이 영화에서 "병두"의 조폭스런 측면을 상징하는 강진의 "땡벌"과 극명히 대조되게 "병두"의 순수한 측면을 상징하는 곡인데, 이 영화에 여러 차례 등장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두"는 이 노래를 63 빌딩 꼭대기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현주"에게 프로포즈 할 때도 무려 현악 4중주까지 데려다가 연주시키고, "황 회장"의 스폰을 받게 된 후 가라오케에 가서도 이 노래를 부른다. 가라오케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병두"의 조폭으로서의 삶의 한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순수함을 보여주는데, 그 이유는 앞서 동일한 장소에서 "황 회장"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상철"과 너무나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병두"나 "상철"이나 "황 회장"에게 노래를 부르면서 충성을 맹세하는 건 똑같은데, "황 회장" 취향에 맞춰 그가 좋아할 법한 장윤정의 "어머나"를 선곡하는 "상철"과 ("현주"가 불러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병두"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역시 "병두"는 그렇게 계산적이고 뼛속까지 깡패인 사람은 못된다.


마지막으로 조인성 배우를 조금만 더 찬양하자면, 이 영화에서 그의 액션 연기가 진짜 일품인데, 특히 길쭉길쭉한 다리로 쭉쭉 뻗는 발차기 장면들이 아주 멋지다. 초반의 진흙탕 난투극 장면, 손이 묶인 채로 승합차로 끌려가는 도중 라이터로 밧줄을 태우고 탈출하는 장면, 화장실에서 "상철"을 죽인 후 벽을 껑충 넘어서 나오는 장면, (우리 회사 근처인) 영풍문고에서 책장을 휙휙 뛰어넘어 경찰들을 따돌리고 도망가는 장면 등은 아주 박진감이 넘쳐서 보는 맛이 있다.

약간 <신세계>의 엘리베이터 씬 같은 느낌도 나고 멋지다 (이 영화가 더 먼저 나왔다).

조인성 배우 찬양은 할 만큼 한 것 같아서 나머지 호연을 펼친 배우들에 대해서 이어서 이야기해 보자면, "황 회장" 역의 천호진 배우의 연기도 정말 뛰어났다. 일단 "황 회장"은 캐릭터 자체가 너무 잘 만들어졌는데, 비열한 사람들 투성이인 이 영화 속에서도 가장 비열한, 그리고 아마도 그래서 가장 성공한 사람이다. 그는 간단히 말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스타일이며, “상철”과 “병두”를 전혀 고민 없이 버렸고 아마도 “종수” 역시 조금 써먹다가 다른 조폭으로 대체해 버릴 사람이다. 영화를 쭉 보다 보면 깡패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반달”인 “황 회장”이 어떻게 그 위치까지 올라갔는지 충분히 납득이 가는데, 이 영화에서 가장 무자비한 사람은 건달인 “병두 “도, ”상철“도 아닌 바로 ”황 회장“이다.

마지막 “Old and Wise" 부르는 장면도 너무 좋다.

“황 회장“은 특히 죽고 죽이는 아수라장에서 평생 살아남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냉철한 판단력과 철두철미함이 돋보이는데, “종수”를 통해 “병두”는 제거하고 “민호”는 자기 라인으로 끌어들여 후환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마지막까지 “민호”에게 입단속 잘하라는 경고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그걸 대놓고 이야기하지 않고 자기 연애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어보라고 농담조로 이야기해서 오히려 더 무섭게 느껴지는데, 특히 “김 감독이 이야기를 잘 지어내니까. 근데 너무 똑같게 만들지 마, 이야기는 이야기로 끝내야지…“라고 말하면서 사람 좋아 보이게 웃는 장면이 아주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가 ”황 회장”의 아래 대사인데, 정말 날카롭고 인생사를 관통하는 진리 같은 대사라 2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딱 두 가지만
알면 돼.
나한테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그 사람이 뭘 필요로 하는지. “

-극 중 “황 회장”의 대사


다음은 친구한테 영화 소재와 아이디어 얻어서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다음에 배신 때리는 “민호”인데, 모발 이식 및 쌍꺼풀 전이라 지금과 살짝 다른, 묘하게 조금 비열해 보이는 남궁민 배우의 외모가 역할에 정말 잘 어울렸다. ”민호“는 처음에는 선역 같이 나와서 “병두”와 “현주”도 연결시켜 주고 하지만, 결국 다 계산된 행동이었다. 학창 시절 “병두”가 “민호”네 중국집에서 일도 하고 둘이 꽤 친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연락도 하지 않다가 조폭을 주제로 한 영화를 구상하게 되면서 그제서야 본인이 아는 유일한 건달인 “병두”를 찾는 모습이 매우 기회주의자스러운데, “병두“를 통해 조폭들을 취재하려고 아픈 “병두“ 어머니 병문안까지 가는 게 진짜 가증스러웠다.


“민호”의 음험함은 “병두”가 “현주” 때문에 속상해서 술을 잔뜩 마시고 인사불성이 됐던 날, 겉으로는 위로해 주는 척하면서 “병두”를 살살 구슬려 그동안 쉽게 물어보지 못했던 -그리고 나중에 “민호” 영화의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캐내는 장면에서 피크를 찍는데, ”민호“를 진정한 친구라고 믿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조폭이 된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하는 순진한 “병두”와 너무 극명하게 대조가 된다. 사실 이 대화 장면에서 “병두”에게 더 의미가 있던 부분은 “민호”에게 ”못할 짓만 하고 사는 것 같다“, ”먹고살려고 손에 피 묻히고 사시미 들고 별짓 다해도 인생 바뀌는 거 하나 없는데…“ 라고 진솔하게 털어놓은 부분이지만, ”민호“는 “병두”의 회한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영화로 각색할 수 있는 실제 사건 부분만 홀라당 가져다 쓴다.


“민호“는 진짜 개새끼지만 중간에 시나리오를 계속 퇴짜 맞는 장면은 좀 짠하긴 했다. 제작사 대표한테 “조폭 영화에 조폭이 없다”, “내용이 밋밋하다”, “이제 다른 거 좀 찾아봐” 라고 팩폭을 당하는 걸 보면서 오죽하면 친구를 배신하고라도 “병두” 이야기를 그대로 시나리오로 쓸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는데, 특히 지금은 없어진 충무로 대한극장 앞에서 성공을 다짐하는 장면이 매우 기억에 남는다. 이후 ”민호“가 배신하는 전개가 납득이 가게 해주기도 하고, 나도 요새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보니 왠지 나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감정이입이 많이 됐다.

지금은 없어진 대한극장 앞


“두고 봐 이 개새끼들아. 내가 죽이는 거 하나 가지고 온다. “

-극 중 “민호”의 대사

아 그리고 이 영화 OST에 부활의 <노을>이란 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김태원 특유의 감성적인 멜로디와 가사가 정말 좋고, 보컬 정동하의 허스키한 보이스가 이 영화와 매우 잘 어울린다. 이 노래의 뮤비는 이 영화의 3분 34초짜리 요약본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대부분의 핵심 장면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시간이 된다면 한번 감상해 보시길 권한다 (https://youtu.be/IsyadrvmGC0?si=pfAm2FF12grqTJP_).

중간에 들어가있는 “병두”의 나레이션 부분을 좋아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할 배신자는 진구 배우가 연기한 영화 내내 “병두“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다가 마지막에 칼을 꽂은 그의 오른팔 “종수”인데, ”황 회장“은 “병두”를 이용만 하다 버릴 거라는 게 어느 정도 예상이 됐었지만 마지막에 ”종수”가 배신했을 때는 진짜 깜짝 놀랐다. 이 영화를 만든 유하 감독님의 또 다른 수작 <말죽거리잔혹사>의 “햄버거”로 유명한 박효준 배우와 “병두” 패거리의 막내가 이미 빈사 상태인 “병두”에게 막타를 치는데, 너무 충격적인 배신에 놀라 천천히 다가오는 ”종수“를 보고도 원망하는 표정과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 절반 정도씩 섞인 묘한 얼굴로 말 한마디 못한 채 쓰러지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딱 저런 얼굴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후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니까 “종수”가 배신할 것이라는 복선이 꽤 여러 군데 깔려있긴 했다. "민호"가 처음 "병두" 패거리를 취재하러 갔을 때부터 "종수"를 제일 무서운 놈, 웃으면서 칼침 놓을 놈이다라고 소개하기도 했었고, 은근히 "종수"가 "병두"에게 서운하고 앙심을 품을만한 사건들이 많았다. "병두"는 "종수"와 "민호" 응원차 영화 촬영장에 갔을 때도 조폭들이 실제로 싸우는 액션을 보여주겠다며 감독과 배우들이 다 보는 앞에서 이유 없이 "종수"를 때렸고, "민호"가 "병두"와 "종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후 빨리 "민호"를 처리해야 한다는 "종수"의 의견을 "병두"가 일언지하에 거절했을 때, 그때까지 "병두"가 무슨 말을 하든 묵묵히 따르던 "종수"가 처음으로 대들며 "병두"가 친구라 차마 못하겠으면 자기가 하겠다고까지 하지만, "병두"는 "종수"의 말을 듣긴커녕 오히려 화를 벌컥 내며 그를 마구 구타했다. "종수"가 초지일관 보여준 모습답지 않게 맞은 후에도 바로 다시 일어나서 "병두"를 노려보는 장면에서 그의 분노와 서운함이 확연히 느껴졌는데, 결국 여기서 틀어진 둘의 관계는 다시 회복되지 못하고 마지막 배신의 도화선이 된다. "병두"는 여기서도 끝까지 모질지 못하고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기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큰 소리를 치며 상황을 종결시키는데, 결국 그 말대로 자신의 죽음으로 사태가 무마된다.

영화 내 가장 극적인 반전. “시마이 하자.”

사실 “민호”가 “병두”의 믿음을 저버리고 그가 이야기 해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버린 행위도 배신이긴 하지만, “민호”의 진정한, 그리고 훨씬 더 치명적인 배신은 “병두”를 경찰에 신고한 것인데, 여기엔 사실 “종수”의 잘못이 크다. “민호”는 솔직히 “병두”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도 큰 리스크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고, 영화 흥행 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실제 조폭을 취재한 내용이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대부>나 <스카페이스> 같은 갱스터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거라고만 이야기한다. 그리고 “병두”가 찾아가서 조폭은 사람 하나 봐버리는 건 일도 아니니까 입조심하라고 경고했을 때도 조금 억울해하긴 했지만 순순히 그러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친한 동생 “종수”를 때려가면서까지 ”민호“에게 해코지하지 말라던 ”병두“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종수“는 기어이 ”민호“를 잡아다가 땅에 묻어버리기까지 하면서 협박을 한다. 그리고 ”민호“가 이 모든 게 ”병두“의 지시였다고 오해할 수밖에 없게, “병두“가 그의 목숨을 한번 살려주는 거라 말하고 떠나버린다. 여기서 삔또가 단단히 상하고, 생명의 위협을 제대로 느낀 “민호”는 결국 “병두”를 경찰에 신고하고, 이는 “병두”의 비극적인 최후로 이어진다. 그래놓고 ”종수“는 마지막에 ”병두“의 자리를 꿰차고 ”황 회장“과 함께하는 술자리에서는 천연덕스럽게 “저야 민호 형님 잘 알죠~” 하는 모습에서 왜 그가 가장 “무서운 놈”으로 소개됐었는지 확 와닿았는데, 어쩌면 그는 “병두”나 “상철” 같이 비참한 최후를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그 장면 이후 “황 회장”이 “종수“와 ”민호“에게 “자, 지나간 일은 다 잊어버리고, 앞으로 잘해보자고“ 하며 건배를 제안하는데, 그 짧은 한 마디로 “병두”라는 사람의 존재는 그냥 잊혀져 버린다. 마치 앞선 2시간에 걸쳐 펼쳐졌던 그의 고군분투에는 아무 의미가 없었던 것처럼. 새삼 인생의 덧없음을 보여주는, 씁쓸하지만 이 영화에 아주 어울리는 결말이었는데, 건달이든 아니든 의리를 지키는 사람이라곤 단 한 명도 안 나오는 이 영화가 의리에 죽고 사는 찡한 건달 얘기를 만들어보라고 이야기하는 회상씬으로 ”시마이“ 되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아이러니하고 여운이 남는 엔딩씬
민호야, 너 이번엔 말이여, 진짜 의리에 죽고 사는 찡한 건달 얘기 한번 만들어 봐라.

-극 중 “병두”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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