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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병맛아재 Jun 12. 2020

미스터리한 인스타그램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싸이월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나이가 짐작이 되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사용했었던 SNS 들이다. 내가 존경하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SNS는 인생의 낭비'다 라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기셨지만 아직 까지 내 인생에서 SNS는 많은 도움을 줬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뭘 하고 다니는 지도 알게 되고, 재수가 좋으면 LIVE 방송을 통해서 그들의 눈을 똑바로 볼 수 있어서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맛집 정보, 여행 정보, 연애 정보 등등등.

가끔씩 허위 정보로 어색했던 상황을 겪은거 말고는........

표준 전과 시절을 겪었던 나로서는 요새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 해결되는 SNS을 사랑하게 됐고 지금도 아주 유용하게 쓰면서 내가 이렇게 잘 먹고 잘 놀고 잘 산다 라며 몇 안 되는 대답 없는 팔로워들을 향해 허세를 떨고 있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 궁금한 점이 들기 시작했다. 그 어디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는 미스터리들이 내 인스타그램에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도 아주 많이 보이는 중이다.

그래서 적어본다. 혹시 아래 미스터리에 대해서 해결 방안이 있다면 댓글 부탁드린다. 난 도무지 모르겠다.


1. 100 만세 전성시대


30세도 아니고 40세도 아니고 50세도 아닌 나이 지긋한 100만세 이신분들이 인스타그램엔 널리고 널렸다.

인스타그램은 건강한 장수 하신 분들이 많이 사용하시는 앱으로 생각된다.

도대체 나이가 진짜 백만 살 이상 되는 걸까? 가끔씩 이런 문구가 있다.

'백 만년만에 마셔보는 소주'

'백 만년만에 찾아왔어요'

'백 만년만에 꺼낸 책'

'백 만년만에 부모님과의 저녁식사'


몇 살일까. 백 만년이면 공룡은 봤을 듯싶고. 아닌가. 부처님, 예수님보다도 나이가 많으시고, 임진왜란, 병자호란, 대한 독립운동, 6.25등을 몸소 체험한 거로 생각되는데 백 만년 이상 살 수 있는 비법을 알고 싶다.

아. 나도 백 만년 더 살아야 하는데 벌써부터 허리 디스크에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

백 만년 뒤에도 인스타그램을 해야 할 텐데.


2. 안 비밀?????

세상엔 비밀이 무수히 많다. 나만 알고 싶은 식당도 있고 술집도 있고.

근데 우리 인스타 사용자들은 알려주고 싶은 건지, 감추고 싶은 건지 굉장히 애매하게 적어놓는다.

치킨 2마리 사진이 있고 '3KG 찐 거는 안 비밀'

뭐지. 내가 3KG 찐 거를 자랑하고 싶다는 건지, 3KG 찐 거를 알리고 싶지 않은데 네가 내 인스타를 방문했기 때문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너한테 알려 주겠다는 건지.

뭐 어쨌거나 좋은 정보를 알려 줄 때는 안 비밀 이면 좋겠는데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안 비밀이라고 적어 놨다는 건 알아줬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을 해야 하나?

혼란스럽다.


3. 선팔하면 맞팔해준다며?

말 그대로다. 가끔씩 검색하다가 좀 매력적인 분이 계셔서 프로필을 보면 선팔하면 맞팔해준단다.

우와. 팔로워가 100명도 안되는데 팔로워 해준다고 하면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팔로우 버튼을 누르면 그분의 얼굴을 굳이 검색을 안 해도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냉큼 팔로우 버튼 눌렀다. 이제 같이 맞팔로워가 되는 건가 싶었지만 하루 이틀 삼일이 자나도 나만 팔로잉.

분명 선팔하면 맞팔이라고 프로필에도 쓰여있고 게시물에도 적혀 있었는데 왜 안 해주는 것인가? 사기인가?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슨 절차가 있다는 것인가? 주민등록등본 제출해야 하고, 근로 원천징수 영수증이라도 제출해야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수 없이 '선팔하면 맞팔' 글자를 보고 팔로우 버튼을 눌렀지만 상처 받고 팔로우 취소 누른 게 부지기수다.  이거 사기죄로 고소 할수 있는지 확인 부탁드린다.


4. 어머. 피드가 너무 멋져요????

지금은 비공개로 하고 있지만 전체 공개로 인스타그램 하던 시절. 동네 강아지 한 마리가 길을 걷고 있는 사진을 대충 올린 적이 있었다. #개스타그램 #개님은산책중 #개편한세상이라는 해시태그를 걸었었다.

근데 뜬금없이 댓글 하나가 1분도 안돼서 달렸다.

"어머. 피드가 너무 멋져요. 우리 소통해요"

의아했다. 매크로가 걸려 있는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피드도 안보고 적은듯 했다.

강아지 한 마리 흐릿하게 나오고 누가 봐도 대충 찍은 사진인데 피드가 멋져요라니. 그래 누군가에게는 대충 찍은 사진이 예술로 보일 수 있으니까 그렇다 치자. 우리 소통해요 라고 해서 들어가 봤더니 바쁘게 활동하시는 출장 마사지사였다. 내 어깨와 허리가 안좋다는 개인 정보가 전세계에 유포된 모양이다. 하지만 난 우리 동네 때밀이 아저씨가 해주는 마사지가 최고이기 때문에 관심 없다. 무튼 전국 어디든 금방 갈 테니 연락 달라며 하얀 말 사진이 있는 피드가 달랑 한 개 있었다. 저런 댓글 달리면 보통 영업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어떤 협회에 가입이 돼있으시길래 저렇게 한결 같은 댓글을 다시는걸까? 미스터리 하다.


위에 적은 글들은 그냥 웃자고 적은 글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궁금한데 어떡하나.

나만 궁금한가?? 그래도 습관처럼 인스타그램 짤을 보며 생각없이 웃는게 하루의 낙이니 싸이월드 처럼 없어지지 말고 계속 유지가 되서 나랑 놀아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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