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未來). 아닐 '미' 올 '래' 한자 그대로 풀어보자면 아직 오지 않은 상태를 얘기하는 것이겠다. 국어사전에는 '앞으로 올 때'라고 그 뜻을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 목표는 결국 우리에게 아직 오지 않은, 앞으로 올 날들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함에 있다. 과거와 현재는 이 미래의 모양에 따라 영광이 되기도 상처가 되기도 후회가 되기도 교만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우리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쓸데없는 고생을 안 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한계는 '현재' 까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현재에 갖은 노력들을 한다. 종교와 미신에 심취하는 사람들, 푼돈으로 목돈을 꿈꾸는 사람들, 좀 더 안정된 자리로 가기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는 사람들. 하지만 미래의 결과가 본인의 노력에 반비례한다면 사람들은 이제 미래의 태양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혹독한 겨울이 몇 번 정도 더 이어진다면 의심은 확신이 된다.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할지도 모른다. '나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미래는 없다. 나쁘다는 뜻의 없다가 아니다. 진짜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완전한 '無'의 상태인 것이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에는 아직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미래를 개척하라'는 설교를 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해 미리 겁먹지 말자는 것이다. 미래는 배신을 하기도 하지만 뜻밖의 선물을 주기도 한다. 기쁨도 슬픔만큼이나 예측할 수 없다. 우리의 앞날은 예상치 못한 좌절도 있을 것이고, 예기치 못한 행복도 있을 것이다. 미래는 원래 그런 거니까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그 어떤 것이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쓰는 말 중에 '미래가 불확실하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도 좀 다르게 바라보고자 한다. '불확실'이라는 말은 '확실하지 않다'라는 뜻인데, 그렇다면 어느 방향으로든 갈 수 있다는 뜻 아닌가. 그리고 원래 모든 사람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것이 우리가 미래라고 부르는 놈의 본성인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마치 자신의 과오로 받아들여 절망에 빠질 필요도 없다. 누군가 내게 나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핀잔이라도 준다면 당당하게 얘기하자.
"원래 다 그래 이 인간아"
얼마 전 티브이로 야구 중계를 볼 때 들었던 어느 해설위원의 말이 인상적이다.
"타자들은 타격할 때 아웃이 될지 안타가 될지를 먼저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오히려 타격에 방해가 될 뿐입니다. 일단은 현재 타석에 집중하고 본인 타격에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안타가 될지 아웃이 될지 아니면 홈런이 될지는 그다음 문제죠."
그래, 일단 현재를 살자. 미래는 그다음 문제다.